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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겪는 청춘 로맨스물

KBS '라디오 로맨스'·MBC '위대한 유혹자' 선전하지 못하는 이유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8.03.27 11: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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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위대한 유혹자> ⓒMBC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청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종영한 KBS <라디오 로맨스>와 현재 방영 중인 MBC <위대한 유혹자>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 로맨스>는 시청률 3%대에서 막을 내렸고, 지난 12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위대한 유혹자>는 첫 방송 이후로 줄곧 시청률 2%대에 머물고 있다.

그간 방송사들은 청춘의 사랑 혹은 자화상을 담은 드라마를 간간이 선보였지만, 이번만큼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라디오 로맨스>와 <위대한 유혹자>가 드라마적으로 추구하는 색깔은 다르지만,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지 못한 이유는 비슷하다. 이들 청춘 로맨스물의 고전은 딱히 새로울 것도 없지만, 드라마 시장에서 유효한 흥행 법칙이 작동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긴다.

<라디오 로맨스>는 대본이 있어야만 말할 수 있는 톱스타가 라디오 DJ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 드라마다. 청춘과 아날로그 감성을 붙잡는 소재를 앞세웠다. 무엇보다 배우 윤두준의 지상파 첫 출연작이자, 아역 시절부터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온 김소현이 첫 성인 연기에 도전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라디오 로맨스>는 시청률 5%대에서 시작해 2%대(닐슨코리아 기준)로 떨어졌고, 화제성도 붙잡지 못했다. <위대한 유혹자>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원작으로 청춘 남녀가 위험한 사랑 게임을 펼치는 유혹을 그린다는 지점, 즉 ‘청춘’과 ‘치명적인 유혹’을 결합시켰지만, 시청자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 KBS <라디오 로맨스> ⓒKBS

청춘 로맨스물이 선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방송사의 생리와 맞물려 있다. 방송사들은 로맨스와 로맨스 코미디물을 제작할 때 ‘성공의 경험’에 투자하기 마련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각광받고 있는 장르물의 경우 ‘플롯의 힘’과 ‘소재의 참신성’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신구 배우의 조화로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지만, 전적으로 주요 인물의 심리에 기대는 로맨스물의 경우에는 배우 캐스팅에 따라 성공이 좌지우지되기 쉽다.

배우의 스타성이 로맨스물의 성공을 견인하는 것이다. 방송사들이 스타 배우 캐스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연장선에 있다. 이런 측면에서 <라디오 로맨스>와 <위대한 유혹자>는 스타 마케팅보다 신인 배우들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배우 입장에서는 연기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방송사들은 현실적인 한계를 다시금 확인한 계기가 됐다.

한편으로는 청춘 로맨스물의 경우 장르적 특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십분 발휘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청춘 로맨스물은 배우의 스타성을 뛰어넘어 청춘들이 처한 세계를 입체적으로 그려낼수록 입소문을 타고서 호평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라디오 로맨스>에서는 라디오 방송국을 주요 무대로 삼아 섭외, 생방송, 방송사고 등 방송사에서 일어날 법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꾸렸다.

톱스타 지수호 생활의 이면, 라디오 보조작가 송그림의 일상을 그렸지만, 실제로는 이들 인물 간 핵심 갈등과 심리적 변화를 담아내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해 방영된 KBS <쌈 마이 웨이>의 경우에도 기존 미니시리즈에 비해 핵심 갈등이 약한 축에 속하지만, 흥행을 거뒀다. 그 이유는 청춘(인물)이 처한 일상의 서사와 로맨스를 적절히 버무려내며 공감대를 넓혔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 김지원과 박서준도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라디오 로맨스>, <위대한 유혹자> 이전에도 JTBC <청춘시대 1,2>, MBC <역도요정 김복주>, tvN <치즈인더트랩> 등 각양각색의 특색을 내세운 ‘청춘 로맨스물’이 방영됐고, 어떤 작품은 흥행을, 어떤 작품은 실패했다.

드라마의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방송사들이 관심을 쏟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청춘 담론’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보인다. ‘청춘 담론’을 차별화된 시선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말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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