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후보자 '법인카드 내역' 공방에 정책 검증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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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한국당 "세월호 당일 노래방 방문, 사장 자질 없어"...후보자 "송구하다"

▲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시간끌기’로 인해 인사청문회가 시작한 지 9시간이 지나도록 후보자로서 필요한 자질을 지녔는지 알아보기 위한 질문과 답변이 제대로 오가지 못 했다. ⓒ뉴시스

[PD저널=구보라 기자] 30일 열린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자유한국당이 양 후보자의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방문'을 두고 파상공세를 펼치면서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신상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위원장은 여야 위원들의 질의에 앞서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KBS 사장으로서의 자질을 검증하고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함으로써 KBS 독립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인사청문회는 양 후보의 '법인카드 내역' 공방으로 얼룩졌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양 후보자가 세월호 사고 당일 노래방을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양승동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를 요구하면서 "사실로 드러나면 KBS 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를 재차 요구하면서 인사청문회는 두차례나 정회됐다. 

박대출 의원은 이날 오후 6시께 제보자를 통해 양 후보자가 쓴 카드 내역을 입수했다며 "양 후보자가 2014년 4월 16일 부산 해운대의 한 노래연습장에서 16만 천원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노래방에 간 기억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던 양 후보자는 “회사 재무팀에 다시 확인해보니 ‘개인적 용도로 쓴 부분에서 발견했다. 회사 공금으로 사용한 건 아니지만 송구하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당시 공인의 위치가 아니었다"며 반박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거짓말을 반복한 후보자는 KBS 사장으로 자질이 없다"라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인이 쓴 카드 내역을 이유로 사장 후보자 자질 논란이 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개인이 쓴 돈을 공익으로 포장하는 건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망신주기식 '막말'도 쏟아졌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양 후보자의 모두 발언에서 "10년 동안 정권의 나팔수"라고 말한 대목을 문제삼으며 “10년이라는 말을 잘못 썼다. 양 후보자는 국어실력이 안 된다. 초등학교는 나왔나”라고 비난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도 양 후보자의 임기를 물으며 "겨우 해봐야 10달도 안 된다. 명예스러운 자리도 아닌데 포기하면 어떻겠나"라고 몰아세웠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8일 KBS에서 방영된 <추적60분-8년 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에 대해서 ‘괴담 방송’이라며 “양 후보자는 이 방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는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사상검증식의 질문을 던졌다.  

양 후보자는 “프로그램에 대한 견해나 국가보안법 폐지 등 질문은 사장 후보자로서 답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추적 60분>의 경우는 제작진들이 제작자율성을 지니고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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