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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조' 분류 아나운서 5명 결국 MBC 나갔다

MBC 감사국, '블랙리스트 관련 특별감사' 보고서 발표...관련자 징계 요청 이미나 기자l승인2018.04.02 14: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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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MBC에서 아나운서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MBC에서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에 이어 '아나운서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사실로 확인됐다. 두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시점은 모두 2013년이었다.

2014년에는 당시 경영진이 총 78명의 이름이 담긴 '방출대상자 블랙리스트'도 작성하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9년간 MBC 내에서 광범위하게 '블랙리스트'가 작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부당한 인사조치가 시행됐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MBC 감사국은 2일 경영진에 관련자 징계를 요청하는 한편,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전직 경영진들의 부당노동행위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김장겸·안광한 전 사장 등 전 경영진 4명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된 상태로, 이번 감사 내용을 통해 추가적인 혐의가 입증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관련 기사: 김장겸·안광한 등 MBC 전직 경영진, 법정에 선다

이날 감사국이 공개한 'MBC 블랙리스트 및 부당노동행위 관련 특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나운서국 소속 A 아나운서는 2013년 12월 '아나운서 성향분석'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해 백종문 당시 편성제작본부장에게 보고했다.

이 문건은 총 42명의 아나운서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아래 MBC본부) 활동 성향에 따라 '강성' '약 강성' '친 회사적' 성향이라는 3개 등급으로 분류해 놓았다.

감사국은 "이 문건에서 '강성'이나 '약 강성'으로 분류된 13명 중 최소 9명이 부당전보나 업무배제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고, 이 가운데 5명이 퇴사했다"며 "임원회의에서도 이들 가운데 몇몇 아나운서들에 대해선 업무 배제를 직접 언급했고, 문건 작성 당시 휴직 중이었던 B 아나운서 또한 반드시 업무에서 배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감사국은 2013년 7월 작성된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가 실제 인사에 활용되고, 이를 은폐하려 했던 정황도 포착했다. 2017년 세상에 알려진 이 문건은 당시 작성자로 알려진 C 카메라기자가 개인적 용도로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해 왔다.

하지만 감사국은 "C 기자가 보도국 주요 간부 D에게 인사 배경 등의 설명을 덧붙여 인사안을 보냈고, 실제 대부분의 내용이 이루어졌다"며 "문건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에는 관련자들 전원이 사내 인트라넷에 접속해 메일을 대량 삭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017년 경영진의 '블랙리스트' 작성 등 부당노동행위에 항의하며 검찰에 이들을 고소한 바 있다. ⓒ 뉴시스

나아가 이들 문건이 작성된 지 약 1년 뒤인 2014년 10월에는 총 78명으로 이뤄진 '방출대상자 블랙리스트'도 임원회의에서 논의됐다.

당시는 MBC 경영진이 MBC본부의 파업에 참여했던 이들에게 '저성과자' 등급을 부여해 논란이 일었으며, 경영진이 이를 바탕으로 징계가 가능한지 국내 유수의 로펌을 통해 자문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던 때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임원진은 PD·기자·아나운서 등 직군을 막론하고 주로 MBC본부에서 활동한 이들을 대상으로 작성된 이 문건을 바탕으로 전보·교육 조치 등을 통해 현업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명단에 오른 78명 중 78.2%에 달하는 61명이 실제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20명은 신사업개발센터나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등 신설부서로 전보 발령됐고, 41명은 경인지사나 주조실로 근무지가 배정되거나 교육발령 등을 받았다.

감사국은 "당시 임원들이 이 신설부서를 '보호관찰소'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같은 인사발령을 두고 '유배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 외에도 감사국은 임원회의에서 △ 보직자나 경력 입사자의 MBC본부 탈퇴 지시 및 가입 방해 △ MBC본부 조합원에 대한 업무 배제 △ <PD수첩> 제작 시스템 변경 △ MBC 내 제3노조인 MBC노동조합 지원 등 각종 부당노동행위가 협의되고 시행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감사국은 "30~40명의 메일을 열람했다"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각에서 '불법 사찰' 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상세한 반박을 내놨다. (▷ 관련 기사: 한국당, MBC '과거 청산'에 '불법사찰' 물타기)

감사국에 따르면 이번 감사는 일차적으로 정책 기획과 지시가 가능한 전직 경영진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당시 보직자 일부로 대상자를 한정한 뒤, 메일·출력 로그에 '성향' '명단' '격리' '좌파' 등 특정한 단어가 등장하는 경우를 선별했다.

로그는 사용자가 누구와 통신을 주고받았는지는 기록되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기록되지 않는 형식이다. 감사국은 이 기록을 바탕으로 총 4명의 메일 중 일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열람조사를 진행했다. 감사국은 또 "대상자라 하더라도 사생활 관련 메일은 열람하지 않았으며, 기간도 2011년부터 2017년으로 한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MBC본부는 2일 성명을 내고 "'진짜' 배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며 "이 같은 행위가 2010년 이명박 정부가 국가 정보기관을 동원해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이라는 문건을 작성하고 실행한 방송 장악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본부는 "오늘 발표된 블랙리스트 범죄는 빙산의 일각이다. 범법 경영진이 기획‧지시‧실행한 수많은 버전의 노동조합 파괴, 공정방송 파괴 블랙리스트가 어딘가에 묻혀있을 것"이라며 현 경영진에 추가 감사를 요구하는 한편, 관련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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