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구보라 기자]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이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자유한국당은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방문과 허위 자료 제출 등을 이유로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지명 철회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양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내기로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표회의에서 “세월호가 침몰해가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보며 국민 모두가 안타까워한 시간에 노래방에서 여흥을 즐기고 있었던 양 후보자가 과연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 자격이 있느냐"며 양승동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과방위원들(강효상·김성태·김재경·김정재·민경욱·박대출·송희경·이은권)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양 후보자와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인사청문회에서 한 거짓말과 자료를 조작해 제출한 부분에 대해 형법상 ‘국회 회의장 모욕’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검토해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수십여명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양승동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발목잡기‘“라며 ”한국당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떻게 해왔는지를 자성해야 한다. 야권이 자진사퇴를 하라는 것은 과도한 정략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2일 오후 논평을 내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의 중심에 있는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참사 당일에 무엇을 했는가’라는 사실을 타인에게 비판의 기준으로 들이밀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30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당초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 간 기억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한 양승동 후보자 측은 2일 KBS 내부게시판에 공식적으로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양승동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이 올린 글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 <아침마당 부산 300회 특집> 녹화 후 해당 제작진과 출연진 20여 명은 자유한국당에서 의혹을 제기한 부산의 한 노래방에서 회식을 진행했다.
청문회준비단은 비용을 양 후보의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인정했지만, 양 후보자의 회식 참석 여부는 "후보자가 기억을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후보자는 이에 대해 "당시 참석 대상자들과 미리 논의해 예정된 회식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생각하며, 이번 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세월호 유가족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청문회준비단은 밝혔다.
하지만 법인카드 내역을 허위로 제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KBS 재무부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 공사 예산이 사용된 내역만을 관리하기 때문에, 정산된 내역을 출력하여 청문회준비단에 제출했다"며 "재무부나 청문회준비단 모두 자료를 조작하거나 임의 삭제 없이 적법한 절차대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당초 오는 5일까지 양승동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국회가 정해진 기간 내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직권으로 KBS 사장을 임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