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김기식 금감원장 의혹에 '여비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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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전형적인 옐로우 저널리즘 형태"... 사건과 무관한 '안희정 비서' 해시태그

▲ 5일 <조선일보> 온라인 판에 보도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특혜성 출장 의혹 기사. ⓒ 조선일보 화면 갈무리

[PD저널=이미나 기자] 일부 보수언론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특혜성 해외 출장 의혹을 제기하면서 본질과 무관한 '여비서' 동행에 주목한 보도를 내놓고 있다.  

김기식 원장에 대한 의혹은 지난 5일 <조선일보>가 처음으로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자신이 비판했던 피감기관 돈으로 9박 10일 해외시찰> 기사를 통해 김 원장이 2015년 자신의 비서·피감기관 직원 등과 함께 미국과 유럽으로 출장을 다녀왔으며, 이 비용은 모두 해당 피감기관에서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이 최초 보도 이후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김기식 원장과 대동한 비서의 성별이 여성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같은 날 오후 <조선일보> 온라인판에 게재된 <김기식, 여비서 동반 해외출장...정치권 "이런 경우 못봤다"> 기사는 제목에서부터 비서의 성별을 적시했으며, 복수의 관계자의 입을 빌려 "해외 출장에 여비서가 동행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현재 해당 비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적었다.

이날 TV조선과 채널A도 제목과 내용 등을 통해 김기식 원장과 동행한 비서의 성별을 부각하는 리포트를 내놓았다.

특히 TV조선 <뉴스9>는 <김기식,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시찰…여비서도 동행> 리포트에서 '여성' 비서가 동행한 사실을 제목으로 뽑았다. 리포트를 전한 기자도 2분 남짓한 시간 동안 '여비서'라는 단어를 반복해 사용했다.

▲ 9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김기식 여비서'가 10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 네이버 화면 갈무리

이 같은 보도 행태를 두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선정성에만 집중한 보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은 9일 보고서를 통해 "김기식 원장의 해외출장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떠나서 굳이 보좌진 동행을 문제 삼을 것이라면, 그의 성별이 아니라 보좌진 동행이 필요했는지 여부와 동행한 보좌진이 그 업무에 필요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정치인과 여비서' 프레임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성폭력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측면에서 특히 더 악의적"이라는 것이 민언련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 5일 <조선일보> 온라인판 기사에는 '#여비서와 출장' '#안희정 비서와 출장' '#KIEP 전액부담' '#김기식 상습'과 같은 해시태그가 달렸다. 특히 기사에 등장하지도 않을 뿐더러 해당 사안과 관계가 없는 '#안희정 비서와 출장' 태그는 보도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는다. 

이를 두고 민언련은 "<조선일보>의 '여비서' 부각이 명백히 의도를 담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꼬집었다.

민언련은 "<조선일보>, TV조선, 채널A처럼 본질과 무관하게 '여비서와 동행출장'을 부각하며 사안을 선정적 가십으로 몰아가는 것은 전형적 옐로우 저널리즘 행태"라며 "이러한 보도는 동행한 보좌진을 추문에 몰아넣는 행태이며, 인권침해의 소지마저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려대로 김기식 원장의 특혜성 출장 논란은 특혜 여부에서 벗어나 김 원장이 '여비서'와 출장을 갔다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9일 오후 5시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김기식 여비서'라는 검색어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0위권에 꾸준히 자리하고 있다. 해당 비서의 성별이나 현재의 소속 등을 언급한 관련 기사도 200건이 넘게 출고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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