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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연애

극적 장치 없는 로맨스의 클래이맥스는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8.04.17 11: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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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연출 안판석, 극본 김은)가 화제다. 연출과 극본, 배우 손예진과 정해인의 연기 등 삼박자를 두루 갖추며, 시청자의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방송 6회 만에 시청률 6.2%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에 올랐고, 시청자 게시판과 클립 영상에는 ‘달달하고 설레는 드라마’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연출을 맡은 안판석 PD는 지난 3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우리는 해외에서 벌어지는 전쟁보다 누군가 전화를 안 받는 게 더 신경이 쓰인다”며 “이 드라마에 별 얘기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지점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마따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다지 특별할 게 없는 스토리이지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과연 어떤 지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걸까.

최근 몇 년 새 로맨스물은 ‘로맨스’로만 승부를 걸지 않았다.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장르가 세분화되면서 시대극, 스릴러, 판타지 등의 요소와 결합된 로맨스물이 성공을 거뒀다. 즉, 흥행보증 수표인 스타 배우를 섭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맨스물의 장르를 비틀며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는 데 힘을 쏟았다.

일례로 tvN<또! 오해영>에서는 미래를 보는 도경의 환시와 해영과의 연애를 적절하게 엮어내는 등 미스터리 요소를 가미했다. 김은숙 작가의 tvN<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에서는 삶과 죽음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극대화한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와의 사랑을 그렸다. 현재 방영 중인 SBS <키스 먼저 할까요>의 경우 정통 멜로물에 속하지만, ‘시한부’와 ‘안락사’라는 소재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 지난 14일 방송된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예고 화면 갈무리.

이러한 흐름과 달리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극적 장치를 찾아보기 어렵다. 드라마는 오히려 윤진아(손예진 분)라는 개인(캐릭터)의 삶에 천착하며 스토리를 끌고 간다.

윤진아는 가족의 울타리에서는 ‘시집 못 간 딸’, 회사에서는 ‘속없이 상사 비위를 잘 맞추는 윤대리’, 카페 가맹점 점주에게는 ‘꼼꼼하게 일 잘하는 슈퍼바이저’, 오랜 친구에게는 ‘착해서 맨날 당하는 친구’, 전 남자친구에게는 ‘적당히 결혼하면 될 법한 여자’, 그리고 서준희(정해인 분)에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다.

30대 중반의 여자 윤진아가 겪는 일상과 사랑을 그리는 방식이 극성 강한 장치를 활용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이 겹쳐 보인다.

또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로맨스물의 전형인 주인공의 트라우마에서도 한 발짝 물러서 있다. 대개 드라마에서 트라우마로 얼룩진 주인공의 과거는 인물의 감정과 서사를 증폭시키는 씨앗이 된다. 하지만 윤진아는 부모의 집에 얹혀사는 형편이지만,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고, 부모 또한 노후를 걱정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처지가 아니다.

서준희도 갑작스레 부모와 생이별하고, 누나 서경선(장소연 분)의 손에서 자랐지만 그늘진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비밀 연애’를 시작하고 윤진아가 불안한 기색을 보이자 서준희는 ‘그 때가서 해결하면 된다’는 식으로 예견되는 장애물 앞에서 자신감을 내비친다. 이렇듯 드라마는 윤진아와 서준희라는 인물을 탐구하고, 그들의 일상에서 벌어질 법한 사건들을 촘촘하게 엮어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윤진아와 서준희의 연애는 이미 극 초반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4회 만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이제 ‘비밀 연애’가 들통 날 위기에 처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클라이맥스는 어디를 향해가고 있을까. 아마도 진아는 오랜 친구이자, 준희 누나인 경선과 부모의 반대에 직면할 것이다. 가끔 회사일도 진아의 마음처럼 잘 풀리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윤진아와 서준희의 연애가 지금처럼 마냥 달콤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음악 ‘Stand By Your Man’(그대 곁에 있어요)처럼 윤진아와 서준희는 각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고, 이들이 살아온 결이 다르기에,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앞두고 있다. 과연 윤진아는 서준희를, 서준희는 윤진아를 얼마나 깊게 이해하려고 할까. 윤진아의 평범해 보이지만, 실상 평범하지 않은 작은 선택들이 극을 클라이맥스로 이끌고 갈 것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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