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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대상화 방송은 '이제 그만'

KBS 장수 휴먼다큐 '동행', 후원 문의 쏟아지지만..."감성 자극한 연출 불편" 지적도 구보라 기자l승인2018.04.20 16: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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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삶의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가 있다. 바로 KBS <동행>. ⓒKBS 

[PD저널=구보라 기자]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사회'는 말처럼 쉽지 않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사회 곳곳에서 '사회적 약자의 동행'을 다짐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차별 철폐'를 외치고 있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은 방송에서도 나타난다.   

2007년부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KBS <동행>은 사회·경제적인 약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대표적인 휴먼다큐멘터리다.  <현장르포 동행>에서 출발해 2015년 <동행>으로 새단장한 뒤에도 시청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동행>을 총괄하고 있는 김석희 KBS PD는 “<현장르포 동행>에서는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을 르포 형식으로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동행>은 형편이 어렵더라도 자활 의지를 지닌 사람들, 그들의 가족애와 배려심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은 주인공도 많다. 지난 2월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세쌍둥이를 키우는 아빠의 사연은 방송 이후 시청자게시판에 후원 문의가 쇄도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후원을 유도할 수밖에 없는 탓에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출연자들의 사연을 감성적으로 연출하는 방식이나 출연자 대상화에 대한 지적이다.  

최선영 이화여대 에코크리에이티브협동과정 대학원 특임교수는 "사회의 다양한 현상이나 사람들의 삶을 반영한다는 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면서도 "출연자를 대상화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 시청자들은 ‘내가 저들보단 낫지’라는 자기위안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미선 순천향대 교수는 <동행>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사를 지나치게 노출하거나 동정받는 존재로만 비추는 모습이 불편한 경우가 있다"고 했다.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 아이들'의 유원선 사무국장은 “시청자 입장에선 ‘출연자들이 저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왜 계속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지’ 의구심이 생길 수도 있다”며 “사회·구조적 문제가 좀 더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유원선 사무국장은 도움을 받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유원선 사무국장은 "'방송 이후'를 보여주는 '후기방송'은 후원자들이 출연자들을 직접 만나는 모습을 담는데, 도움을 받는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복지재단도 지양하는 방식인데, 모금이 목표가 아닌데도 왜 이런 후기를 보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동행> ‘후기 방송’에는 시청자들로부터 온 후원물품들이 출연자들에게 전달되는 모습, 자원봉사자들이 출연자의 집을 방문해 청소 등을 하는 모습이 소개된다. 방송은 출연자들이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동행> 제작진도 출연자 대상화를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행> 제작팀장을 맡고 있는 타임제작사의 김필성 PD는 <동행>은 후원만을 바라는 프로그램과는 다르다”면서 "가난한 이들의 현실을 감성적으로만 보여주는 건 오히려 그들의 상황을 고착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석희 KBS PD는 "5월부터는 1~2분 정도 짦은 영상을 통해 작은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을 소개할 계획”이라며 "시청자들에게 나눔의 행복이 전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보라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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