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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심리 파고드는 ‘연애 예능’

관찰자 시점에서 시청자 호기심 자극...고정된 성역할은 여전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8.04.24 1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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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잠잠했던 연애 예능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등을 가리지 않고,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연애 예능은 이미 1990년대부터 하나의 유행처럼 주기적으로 제작돼온 아이템이다. ‘3포 세대’, ‘5포 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팍팍한 현실이지만, 방송가에서는 다시금 연애 예능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연애 판타지가 유효하기 때문이다.

요새 방영되는 연애 예능에서는 여행 예능과 관찰 예능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결합시키거나, 과거에 인위적으로 끼워 맞추던 ‘이성 매칭 방식’에서 최대한 출연자 중심으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고 있다.

SBS는 내달 2일부터 2030세대 사이의 트렌드로 떠오른 호텔과 바캉스, 연애를 접목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로맨스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월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됐을 당시 평균 5%대 시청률을 기록했고, 화제성에 힘입어 두 달 만에 정규 편성됐다.

전현무와 배우 임수향이 커플 탄생의 조력자(로맨스 가이드)로 나선다. ‘소개팅보다 짜릿하고 맞선보다 효율적인 3박 4일간의 주말 연애 패키지’를 콘셉트로 내세운 만큼 진행자들은 출연자의 행동을 지켜본 뒤 조언을 하는 방식으로 관찰 예능의 요소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 오는 5월 2일 첫방송 예정인 SBS <로맨스 패키지>. ⓒSBS

현재 방영 중인 채널A <하트시그널2>도 인기몰이 중이다. <하트시그널2>의 평균 시청률은 1%대에 머물고 있지만, 시즌1의 화제성에 힘입어 편성된 만큼 시즌2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온라인 영상 클립 조회수도 611만 건(SMR, 16~22일 집계)을 돌파하며 지난주 422만 건을 가뿐히 넘어섰다.

<하트시그널2>는 청춘이 함께 한 공간에서 살면서 싹트는 ‘썸’에 집중한다. 윤종신, 작사가 김이나 등 연예인 패널과 심리 전문가들이 출연자의 상태를 예측한다. 출연자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그들의 연애 감정과 심리를 엿보는 방식을 가져오면서 젊은층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tvN <선다방>은 일반인이 카페에서 맞선을 본다는 콘셉트에서 출발한다. 가수 이적과 배우 유인나, 개그맨 양세형이 카페지기로 나선다. 카페지기들은 맞선 남녀의 어색한 첫 만남을 지켜보면서, 서로에게 보내는 호감 시그널을 포착해내거나 소개팅 매너와 애프터 신청 등 유용한 정보를 공유한다.

또한 JTBC2에서는 내달부터 10대의 연애를 보여주는 <너에게 반했음>을 방영한다. 여학생이 여러 명의 친구와 데이트한 후 패널과 함께 누가 진짜로 자신을 좋아하는지 추측해보는 방식이다. 더불어 SNS에서 불고 있는 10대의 '동영상 고백' 트렌드를 TV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연애 예능은 재미와 시청률을 보장하기에 주기적으로 소환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템의 특성상 논란에 휘말리기도 한다. 출연자의 감정과 행동을 전달할 때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노골적인 방식으로 그려내며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방영 중인 연애 예능을 살펴보면, 출연자의 감정을 전면적으로 다루기보다 우회하는 방식을 택한다. 출연자의 말투나 제스처를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감정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다. 연애 예능의 진행자와 전문가들이 출연자의 심리를 추리하는 만큼 시청자도 은연중에 출연자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호감, 대립, 화해 등 감정적 변화에 동참하게 된다.

연애 예능에서는 출연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현실적 공감대를 얻어내는 동시에 연애의 판타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로맨스 패키지>에서는 고급스런 호텔을 무대로 내세우고, <하트 시그널>에서 출연자들이 입주한 시그널 하우스나 고급 승용차로 그럴듯한 판타지를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연애 예능은 예능 트렌드 요소와 적절히 버무리며 새로움을 불어넣고 있지만, 여전히 그 근간에는 남성은 능력, 여성은 외모와 나이로 손쉽게 성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판타지를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부함을 떨치기 어렵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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