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취재진, 남북 정상 만남에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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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취재진, 남북 정상 만남에 '환호성'
내외신 3천여명, 판문점·임진각 등지에서 역사적 만남 전해..."남북언론 교류 기대감도"
  • 이미나·구보라·김혜인 기자
  • 승인 2018.04.27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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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2018 남북 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이 정상회담 소식을 지켜보고 있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구보라·김혜인 기자] 11년 만의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전세계 언론의 관심이 판문점으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주 앉은 판문점을 비롯해 남북출입사무소(CIQ), 파주 임진각, 일산 메인프레스센터에는 역사적인 만남을 전하기 위해 국내외 취재진이 속속 모여들었다. 정상회담의 메인 프레스센터에는 27일 정오 기준으로 총 372개 국내외 언론사 소속 3051명의 취재진이 등록을 했다. 

북한이 지척으로 보이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는 정상회담 며칠 전부터 방송사와 외신 기자들로 북적였다. 자유의 다리 인근에는 KBS·MBC·YTN이, 공원 안쪽 방향으로는 JTBC가 뉴스를 전할 부스를 차렸다. CNN, AP통신, BBC, 일본의 NHK나 TV아사히, TBS 등도 취재진을 파견해 평화의 기운이 깃든 임진각의 표정을 담았다.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을 지켜본 시민과 취재진 모두 흥분과 감격스러운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 7시부터 직접 차를 몰고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을 찾았다는 파주 주민 유정화(63)씨는 "TV로 보는 것도 좋지만 역사적인 순간을 두 눈에 담고 싶었다"며 "두 정상의 만남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서 왔다는 50대 후반의 하운용 씨는 한반도 배지를 양복에 정성스레 달고 왔다. "이번 정상회담은 역사적으로도 전무후무한 큰 일이 될 것"이라고 입을 연 하 씨는 "특히 두 정상이 (오찬 뒤) 함께 걷는다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27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대형 TV스크린으로 남북 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 PD저널

부산의 한 시민단체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설치한 대형 TV스크린으로 역사적인 만남을 지켜봤다. 오전 9시 30분 두 정상의 모습이 스크린 속에 등장하자 이를 지켜본 100여명의 시민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임진각에서 BBC 기자와 남북 정상회담을 주제로 인터뷰를 한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같이 서 있는 곳에 내 딸 정도 되는 아이들이 서 있는 모습을 보며 울 뻔했다"며 "지금까지는 계획한 대로 가고 있지만, 워싱턴이 신경 쓰는 것은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해서 뭐라 말하는지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한 취재진도 다른 취재 현장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남북정상회담 주관영어방송사로 정상회담 중계를 담당한 아리랑국제방송의 최한영 PD는 "오전에 양 정상이 만나기 직전은 모두들 숨죽이며 지켜봤다. 만나는 순간엔 다들 환호성을 지르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찾은 외신들 ⓒ PD저널

신재웅 MBC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탄 차량이 (임진각 인근을) 지나가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사실 남북 분단의 현실이 잘 실감나지 않는 세대인데, 새터민 한 분이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절박하고 중요한 문제인지 느꼈다"고 했다.

일산 메인프레스센터를 이틀째 지키고 있다는 손기영 위키트리 기자는 "(위키트리를 보는) 10대, 20대는 남북 정상회담이 자신과 관련이 없는, 거창한 사회적 문제라고 느낄 수도 있다"며 "젊은 독자들에게 남북 정상의 만남이 자신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전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남북 정상회담 직전 노사 합의를 통해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복귀한 YTN 취재진에게 이번 정상회담 취재는 남달랐다.  

임진각에서 만난 이현오 촬영기자는 "정상회담 취재에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회사가 정상화되지 않아 부담감이 있다"며 "파업 기간 오보도 많이 냈는데 조속히 YTN을 정상화한 다음에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보도는 잘 하고 싶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남북언론 교류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메인 프레스센터에서는 "정상회담이 잘 이뤄지면 언젠가 '평양 특파원'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취재진의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수석부회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언론이 기록자 역할을 넘어서 우리 민족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역할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언론 협력에 논의가 이뤄져 앞으로 언론인들이 평양도 방문하고, 북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방송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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