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후 방송도 변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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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다양화·현지 취재 필요성 높아져 ...남북 방송교류 기대감도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27일 정상회담 당시 모습. ⓒ 뉴시스

[PD저널=이미나·구보라·김혜인 기자] 남북 정상회담 이후 각 방송사도 북한을 조명하거나 한반도의 운명을 전망하는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제작하고 있다. ·

기대를 뛰어넘은 남북정상회담 성과로 그동안 방송에서 북한을 바라본 태도와 소재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MBC 스페셜>은 지난달 26일 내보낸 '테이블 너머의 진짜 김정은'에 이어 5월 중순경 방송을 목표로 약 한 달 전부터 '옥류관 서울 1호점'(가제)을 제작 중이다. '평양냉면'을 통해 경색-화해 무드를 오갔던 한반도의 모습을 그려본다는 기획으로, 최근 정상회담 이후 평양냉면이 더욱 큰 인기를 얻으면서 호재가 겹쳤다.

오는 20일 방영 예정인 <SBS 스페셜>'84년생 김정은과 시장세대'(가제)는 북한 주민들의 경제생활에 집중한다.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북한에 장마당이 생기고, 이것이 종합시장으로 발전하는 등 북한 내부에 조성된 변화의 분위기를 그려내겠다는 기획 의도다.

<KBS 스페셜>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북미 정상의 만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정한 비핵화는 이뤄질 수 있는지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큰 전환기라는 판단 아래 국제 정세로 시야를 넓혀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북한에 대한 대중의 관심 증가와 시각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의 '북한 소식통' 등 제한된 취재원에 의존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북한을 제대로 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경 MBC 통일방송추진단장(북한전문기자)는 "그동안 제한적으로 얻은 정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컸는데,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는) 아주 빠른 속도로 북한과 관련한 정보가 업데이트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북한 관련 방송이)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분석 위주였다면, 이제부터는 소재 면에서부터 더욱 다양해지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84년생 김정은과 시장세대' 편을 기획한 오기현 한국PD협회 통일특위 위원장(SBS PD)은 "그동안 북한 관련 방송은 낭만적인 시각에서 동질성만을 추구해왔을 뿐, 실제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탐구나 관심에는 소홀했던 면이 있다"며 "남북간 이질적인 현상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인식하고 그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이 남북 방송사 간 교류 활성화로 이어질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김현경 단장은 "(남북관계가 경색되지 않았던 예전엔) 북한 현지 취재도 어렵지 않았다"며 "남북 교류가 앞으로도 활발해져 취재의 방향도 다각화된다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다"고 했다.

오기현 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직접적인 취재가 제한됐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부터는 어느 정도 가능하리라 본다"며 "북한은 공식적 영역과 비공식적 영역의 차이가 어느 나라보다 큰 곳이다. 언론이 성실하게 본질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KBS는 남북의 화해 분위기에 발맞춰 교류협력을 수행할 부서로 남북교류협력단을 다시 부활시켰다.

남북교류협력단 관계자는 "아직까진 대북 제재 등 제약 조건이 꽤 많아 할 수 있는 사업의 한계가 있다"면서도 "과거 남북 관계 악화로 협의를 마치지 못했던 조선중앙TV와의 실시간 영상 상호 교환, 평양지국 설치, 백두대간 다큐멘터리 공동 제작 등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스포츠 경기 중계와 같은 인도적 차원의 방송 교류와 교향악단 합동공연 등도 향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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