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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광고 없어도’...자생력 키우는 방송사들

SBS, MBC 파업 기간 삼성광고 10% 수준...흑자 전환 자신감에 장기전 돌입 박수선·김혜인 기자l승인2018.05.04 15: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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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박수선·김혜인 기자] SBS와 JTBC가 삼성의 광고 축소‧중단에도 삼성을 향한 비판의 날을 더욱 세우고 있다. 이번 기회에 삼성에 대한 광고 의존도를 줄이면서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지난해 삼성에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낸 SBS와 JTBC는 곧바로 삼성 광고 수주에 타격을 입었다. 2017년 SBS가 삼성전자에 광고를 판매하고 얻은 수익은 전년도의 절반도 안됐다. SBS 삼성 광고 수주액은 2016년 168억원에서 지난해 73억원으로 1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SBS와 JTBC 채널에서 삼성전자 제품 광고는 눈에 띄게 줄었다. <PD저널>이 입수한 ‘삼성전자 주요방송사 TV광고 집행 내역’(닐슨코리아, 보너스 광고 포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SBS에 집행한 광고 건수는 KBS·MBC의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2월 SBS에서 삼성전자 광고가 65회 나간 동안 KBS는 218회, MBC는 222회 내보냈다. 

이같은 현상은 KBS·MBC 파업 기간에 더욱 두드러졌다. 언론노조 MBC본부의 파업이 한창이던 2017년 10월, MBC에서 전파를 탄 삼성전자 광고는 SBS의 10배가 넘었다. 광고주들이 시청률 하락 등을 이유로 방송사 파업 기간에 광고를 줄이는 일반적인 경향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SBS에 광고를 덜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지상파에 광고를 몰아준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 삼성전자 2016년 1월~2018년 1월 주요방송사 TV광고 집행 횟수. ⓒ닐슨코리아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삼성이 광고를 끊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JTBC 상황은 더 심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JTBC에 TV광고를 집행한 건 5,6,7월 석 달뿐이었다. 2017년 5월 69회, 6월 41회, 7월 28회로 줄어들다가 이마저도 7월 이후엔 끊겼다.

SBS와 JTBC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적극적으로 보도한 방송사로 꼽힌다. SBS는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을 단독보도하면서 삼성과 각을 세웠다. JTBC는 ‘최순실 태블릿 PC’뿐만 아니라 ‘삼성 직업병’, ‘노조 와해 문건’ 등 지속적으로 삼성에 불편한 보도를 내놓으면서 성역 없는 비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거대 광고주들이 언론사 ‘돈줄’인 광고를 줄이거나 끊는 방식으로 언론을 길들인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 나온 게 아니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대기업들이 광고를 미끼로 자신들에 대한 보도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여론 형성에 개입하려 하는 건 명백한 언론 통제”라며 “불법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광고 집행 형태가 아니”라고 말했다.

SBS와 JTBC는 삼성 광고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해 들어서도 삼성 보도에 더욱 기세를 높이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2월 2017년 12월 ‘좋은 보도’로 JTBC의 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 보도를 선정하면서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JTBC에게 삼성이 더 이상 보도의 성역이 아님을 선언한 보도였다면, 이번 삼성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은 그러한 선언에 쐐기를 박는 보도였다”고 평가했다.

손석희 앵커는 지난 3월 이른바 ’장충기 문자‘에 JTBC도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뉴스룸>을 통해 “JTBC 취재진은 국정농단 시작부터 최근까지 이재용 부회장 보도를 또 적극적으로, 또 비판적으로 다뤄왔다”며 “특히 삼성 뇌물액 상당수를 차지하는 승마 지원금 그 핵심 수혜자인 정유라 씨를 덴마크 현지 경찰에 신고해서 국내 송환까지 이루어낸 언론사가 바로 JTBC였다”고 적극 항변하기도 했다.

SBS가 지난 3월 집중 보도한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도 언론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SBS는 ‘끝까지 판다’ 탐사보도로 지난 3월 19일부터 사흘에 걸쳐 ‘에버랜드 땅값’ 의혹을 파헤쳤다. 지난 4월에는 삼성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IOC 위원들을 상대로 로비에 나선 게 이건희 회장 특별 사면과 연관이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 SBS와 JTBC 삼성 보도 화면 갈무리.

이를 두고 SBS와 JTBC가 지난해 모두 흑자를 내면서 삼성의 광고 압박에 내성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JTBC는 지난해 영업이익 98억원, 당기순이익 24억원을 거뒀다. SBS도 지난해 영업이익 186억원, 당기순이익 15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SBS는 삼성 광고가 일부 줄었지만 2017년 전체 광고수익은 4807억원으로 전년도 4609억원보다 200억원가량 늘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삼성 광고가 눈에 띄게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며 “삼성 광고 없이도 충분히 잘해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JTBC 광고를 대행하는 JTBC미디어컴 관계자는 “(보도 여파로) 대형 광고주의 광고가 빠졌지만 JTBC에는 시청자의 인기를 끄는 다른 콘텐츠도 많다”며 “삼성 이외의 광고주들에게 주효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SBS와 JTBC가 광고 압박에 버티면서 다른 방송사들도 삼성 보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파업 끝에 새롭게 사장이 선임된 KBS와 MBC는 최근 정치‧자본권력에 대한 비판적인 프로그램과 보도를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3월과 4월 두차례에 걸쳐 삼성과 언론의 유착 문제를 파헤쳤다. KBS <뉴스9>도 지난 1일과 3일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문제’ ‘삼성 노조 와해 수사’ 등을 보도하면서 삼성에 비판적인 보도를 늘려가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광고 압박에 방송사가 굴복하면 국민들은 더 이상 언론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저널리즘 원칙에 따라 보도하면 시청자의 신뢰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고, 다른 광고주의 광고도 늘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선·김혜인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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