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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이사회, 시민 참여 확대해야"

언론노조 토론회, "정치권 방송법 거래, 공영방송 정치적 도구화" 이미나 기자l승인2018.05.10 20: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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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회의 공영방송 이사추천,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렸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최근 여야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방송법 개정안을 수정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가 언론계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관련 기사: 언론계, 방송법 '여야 나눠먹기' 개악 논의에 반발)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주최로 열린 '국회의 공영방송 이사추천,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지상파 구성원들은 공영방송 이사회에 시민의 참여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박태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은 '가짜 뉴스'가 판치는 현 상황에서 전통적 저널리즘의 역할을 수행할 공영방송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역할을 위해서는 공영방송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태순 위원은 "그러나 정치권은 공영방송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놓고자 하는 권력의 유혹을 내려놓고 있지 못하다"며 "공영방송을 둘러싼 정치권의 거래는 결국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도구화, 공론장의 변질을 더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방송사 종사자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토론회에 참석한 지상파 종사자들은 모두 촛불정국을 거치며 확인된 성숙한 시민의식에 주목했다.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 숙의민주주의, 나아가 직접민주주의의 단계로 논의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경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해외의 사례를 참고하기 보단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 독자적인 모델을 만들 때"라고 봤다.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아래 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각계각층에서 이사 후보 추천을 받은 뒤 시민자문단을 거쳐 이사회를 구성하자는 안도 내놨다. 이경호 본부장은 "적어도 지금과 같은 정당 추천에 의한 방식보다는 합리적이고, 성숙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민주적인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이사회에 '전문성'을 반영하기 위해 방송사 구성원이 직접 이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며 '노동이사제' 도입을 주문했다.

윤 위원장은 "(지배구조 개선이) 각계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하는 취지라면 가장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이며 전문성을 가진 언론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방송개혁, 그리고 방송개혁이 수반하는 사회 전체의 시스템 변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왜 사장 임명을 대의민주주의에만 기대고 있나, 공론장을 확대해 (공영방송이) 좀 더 시민의 통제 하에 들어갈 순 없는가를 논의해야 한다"며 사장 선출 과정 자체에 주안점을 뒀다.

김연국 본부장은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있겠지만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해 시민이 직접 토론하고, 합의를 통해 사장을 뽑을 수도 있다"며 "9~13명에 이르는 이사들을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시민들이 선출하려면 어려울 수도 있다. 훨씬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사장을 선출하도록 하는 것이 집중력도 있고, 효율적"이라고 했다.

제도나 법 개선에 앞서 현행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현행) 제도의 결함이 큰 게 아니라,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것에서 문제가 비롯됐다"며 "국회가 추천권이 없는데 월권으로 추천을 해온 것인 만큼, 단순하게 생각해 이 위법적 관행을 중단하는 것으로 출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찬 사무처장은 "제도 개선과는 상관없이 정부·여당의 결단과 실천이 중요하다"며 "문재인 정부 아래 이뤄지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더불어민주당이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논의가 정쟁에서 조금은 빠져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방송법 개정안이 표류하고 있어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되는 공영방송 이사회의 차기 구성은 현행 방송법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이사 추천권을 가진 방통위의 역할이 중요한 셈이다.

김 사무처장은 "법에서 규정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민주적인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최근 KBS와 MBC 사장 선출 과정이 보여줬다"며 "방통위에서 새 이사회를 구성할 때 정당 추천을 제외하고 이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국 본부장도 "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를) 임명하는 현행법의 취지와 정신을 살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시민사회도 8월 공영방송 이사회의 구성에 관심을 갖고 지금의 대의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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