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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장애가 있나요

MBC '휴먼 다큐 사랑-당신은 나의 금메달' 제작기 이춘근 MBC PDl승인2018.05.24 17: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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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방송된 MBC <휴먼 다큐 사랑> '당신은 나의 금메달'편. ⓒMBC

[PD저널=이춘근 MBC PD] 

“안녕하세요?”

아차차... 반가운 마음에 불쑥 악수를 하려다 낭패를 봤다.

“MBC 이춘근입니다.”

멋쩍은 웃음으로 왼손을 내밀어 악수를 나눴다. 장애인 스노보드 국가대표 박항승 선수는 네살 때 교통사고로 오른쪽 팔, 다리를 잃었다. 모든 사람이 오른손이 있을 거라는 40여 년의 편견과 무심함.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섭외는 동갑내기 부인 권주리 씨 블로그를 보고 시작했다. 강원도에서 훈련 중이었던 항승 씨는 쉬는 날에 KTX를 타고 서울역으로 와 주었고, 주리 씨도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줬다. 결혼 3년차 박항승, 권주리 ‘승리’ 커플.

연애는 항승 씨가, 결혼은 주리 씨가 먼저 하자고 했단다. 주리 씨가 항승 씨에게 수영과 스노보드를 가르쳐 줬다. 그리고 비장애인 주리 씨가 장애인 항승 씨에게 요리를 맡기는 쿨 함. 동갑내기 부부의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 발랄하기만 하다.

한 시간 넘게 나눈 유쾌한 대화. 너무나 매력적인 사람들이다. 게다가 2018 동계 올림픽, 패럴림픽은 대한민국 평창에서 열리지 않는가! 다행히 두 사람은 휴먼다큐 <사랑>의 열렬한 팬이라며 출연을 흔쾌히 승낙했다. 지난 12년간 ‘名品다큐’를 만들어온 선후배PD들이 절반의 섭외를 한 셈이다. 

1월의 강원도와 2월의 캐나다, 3월의 정선. 10년 전 <W> 제작 당시 다녀온 영하 30도의 바이칼 호수보다 체감상 더 추웠다. 편집은 촬영보다 괴로웠다. 인간 이야기와 스포츠 감동을 5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녹여내야 한다. 영화가 아닌 방송이 가진 장르의 한계이자 대중성을 갖는 지점이기도 하다.

메인작가, CP와 굉장히 많은 고민 끝에 타협점을 찾았다고나 할까. 90분짜리 PD 편집 판을 만들고 싶다.

박항승 선수의 단짝 김윤호 주장은 하계대회 육상종목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고, 가장 연장자 최석민 선수는 대한민국의 유명한 낚시왕인데 시간관계상 멋있는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려 미안한 마음이 크다. 김상용 감독이 촬영을 최대한 배려해줬고, 세상 멋진 스노보딩 팔로우 촬영해준 윤정민 코치께는 엄지 두 개를 투척해드린다.

▲ <휴먼 다큐 사랑> '당신은 나의 금메달'편을 연출한 이춘근 PD(가운데)와 박항승‧권주리 부부. ⓒ이춘근 PD

통산 창사특집 다큐 다음으로 장기다큐인 <사랑>은 전년도 가을부터 기획에 들어간다. 하지만 2017년 여름, MBC 정상화를 위해 시작된 파업은 겨울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8개월의 제작 기간이 절반인 4개월로 줄어들었다.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40일 후 동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출연자와 함께 촬영할 수 있는 날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항승 씨의 히스토리를 궁금해 한 분들이 많았는데, 이를 영상으로 담아내지 못한 것도 제작진의 한계다.

출산, 육아, 취업, 주거 등 젊은 부부들이 가지고 있을 현실적인 문제를 너무 도외시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작진이 겸허히 수용해야 할 부분이다.

사랑의 본질은 기쁨과 행복이 아닐까. 추모하고 슬퍼하는 4월을 지낸 대한민국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흐뭇한 미소를 드리고 싶었던 것이 소박한 기획 의도였다.

프롤로그의 <Tubthumping>, <I was born to love you> 캐나다 스노보딩의 <With or without you> 는 다큐를 만들면 꼭 함께하고 싶었던 음악으로 그것에 맞춰 그림을 편집했고, 예고의 <넌 내게 반했어>도 볼수록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춘근 MBC PD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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