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포문 여는 방송, 낮은 단계부터 차근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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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거리감 좁히는 방송 역할론 제기...언론인 교류도 적극 추진

[PD저널=박수선·김혜인 기자] 최근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남북의 방송교류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10여년 동안 중단된 방송교류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한편 언론단체 중심으로 방송인 교류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남북교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특히 방송 분야는 방송사와 구성원이 모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방송사들은 안팎으로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고, 현업 방송인들은 북한으로 가는 문을 두드리고 있다. 

2008년 남북관계가 급격히 얼어붙기 전까지 방송 교류는 남북의 정서·문화적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했다. 2003년에는 KBS <전국노래자랑> 평양 편이 제작됐고, 2007년에는 남북이 공동제작한 사극 <사육신>이 방송됐다. 2005년에는 남측의 언론인 1천명이 북한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0여년 만에 남북교류가 재개되는 만큼 예능 드라마 부문 등 낮은 단계부터 남북간의 공감대를 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방송이 남북간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동시에 동질감을 확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라는 판단에서다.

박주연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30일 열린 '남북한 방송교류와 협력 토론회'에서 통일 이전에 방송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진 독일의 사례를 들면서 남북 구성원의 문화적 동질성과 사회 통합 매개체로 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연 교수는 “통일을 앞두고 북한 사회의 현실을 인정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방송의 역할”라며 “남북 제작 협력의 장을 만들고 남북 구성원들이 공동의 정체성을 갖출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송 교류의 방안으로는 남북간 프로그램 교류· 공동 제작, 방송인 교류 등이 거론된다.

정윤식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30일 KBS 방송문화연구소가 개최한 '남북교류와 통일시대의 KBS 역할' 포럼에서 "KBS <명견만리>같은 프로그램에서 북한의 사회,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면서 시청자들이 가진 북한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는 ‘평양에 땅을 살 수 있을까’, ‘청년세대의 남남 갈등 문제’ 등을 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 지난 30일 한국방송학회와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이 주최한 <4.27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한 방송 교류와 협력> 세미나가 국회 의원회관 9간담회실에서 2시간반 동안 열렸다. ⓒKBS

평양지국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KBS는 남북의 기술협력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남북간의 TV전송 방식과 매체가 달라 기술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 과제로 나선 상태다.

KBS는 남북한이 공동으로 커버리지를 가지고 있는 북감악산 중계소를 활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원 KBS 네트워크시설국장은 30일 KBS 방송문화연구소 포럼에서 “감악산 DMB 커버리지(2KW)로 개성공단과 교류 협력사무소 수신이 가능하다”며 “북한방송 저지용 중파 채널을 안테나 방향을 바꿔 북한 전역에 방송을 송출하는 매체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1995년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준칙’을 제정하는 등 남북 교류에 앞장서온 현업 방송인들도 남북 방송인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24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언론본부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남북 방송인 교류 지원을 요청했다. 도종환 장관도 남북 방송인 교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PD연합회는 오는 6월 5일 ‘방송 교류, PD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심포지엄을 열고 남북 교류를 위한 PD의 역할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

오후 2시부터 KBS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는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오기현 한국PD연합회 통일방송특위위원장이 발제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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