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식량일기', '동물권' 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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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단체 "동물 이용해 시청률 몰이, 후진적" 프로그램 폐지 요구

▲ tvN <식량일기 닭볶음탕 편> 출연진 ⓒ CJ E&M

[PD저널=이미나 기자] 동물권 단체들이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식량일기 닭볶음탕 편>(아래 <식량일기>)이 비윤리적이고 편파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즉각 폐지를 요구했다.

단체들이 향후 프로그램의 전개 방향에 따라 후속 대책까지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송 프로그램 내 동물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식량일기>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어떤 과정을 통해 식탁에 오르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출연진이 직접 먹거리 생산에 나서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에서는 출연진이 마트와 시장에서 식재료를 구입해 닭볶음탕을 만들어 먹고, 각자 계란 10개를 골라 부화시키는 장면 등이 담겼다. 출연진이 계란에서 부화한 병아리를 몰고 숙소에 모이는 내용도 방송됐다.

<식량일기>은 방송 전부터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지난달 25일 제작발표회에서도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다.

정상원 <식량일기> PD는 "직접 기른 병아리를 먹느냐 마느냐에 대한 고민은 출연진들과 계속하고 있는 단계"라며 "처음엔 식량의 유통 과정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지만 윤리 문제까지 자연스럽게 생각이 뻗치게 됐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함께 고민하고 발전하는 과정도 프로그램에 담을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SNS 등 인터넷에서는 <식량일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게 올라왔다. 동물권 단체들은 1일 성명을 내고 <식량일기>가 실제 '닭고기'가 생산되는 과정을 왜곡하고 있다고 제작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식량일기> 제작진이 처음부터 출연진에게 닭볶음탕을 시식하게 하거나 학자들에게 '직접 키운 닭을 먹을 수 있을까?'를 토론하게 하는 등의 장면을 가리켜 "시작부터 닭을 지각력 있는 동물이 아닌 '식량', '식재료'로 편파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동안 방송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흥밋거리로 소비하거나, 학대했다는 논란은 여러 차례 있어 왔다.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나 tvN <삼시세끼> 등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반려동물의 특정 품종이 반짝 인기를 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유기된 채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다. <삼시세끼>의 경우,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인기를 얻었던 강아지가 종영 이후 방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낳았다.

뿐만 아니라 어린 토끼를 샤워기로 목욕시키는 장면이 등장한 KBS 드라마 <연애의 발견>이나 백구 두 마리에게 극렬한 싸움을 붙인 장면이 등장한 SBS 드라마 <일지매> 등의 경우 동물권 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이번 기회에 한국 방송계에서 동물권 인식을 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재 연대체를 꾸리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들은 성명에서도 "살아있는 동물을 오락과 체험, 미디어에 동원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라며 "동물을 시청률을 높이거나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후진적"이라고 지적했다.

<식량일기> 제작진은 동물권 단체의 성명 발표 이후 입장을 내어 "<식량일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식재료의 소중함을 조명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소에 즐겨 먹는,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음식 중 하나인 닭볶음탕을 선택했으며 그 안에 들어가는 식재료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내려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작진은 "실제로 감자, 양파, 당근 등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에도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1회가 방송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방송을 좀 더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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