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12.10 월 18:04

'먹방 예능'의 확장, 재미와 가치 모두 잡아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tvN ‘식량일기’가 비판받는 이유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8.06.04 11:22:5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먹방’ 예능의 확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셰프들이 요리 대결을 펼치거나, 맛집을 찾아가 ‘먹방’을 선보이는 기존의 방식부터 해외 현지 음식 탐방, 식당 창업 솔루션까지 먹거리를 소재로 한 예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먹방’ 예능 출연자의 직업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요리 전문가, 식당업주, 소비자, 현지인 등이 출연하면서 먹는 즐거움뿐 아니라 먹거리를 어떻게 다루고, 소비하는 지에 대한 관심을 북돋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성비를 우선시하던 흐름에서 가치 있는 소비에 대한 지향이 두드러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tvN <식량일기>는 방송 내용이 기획의도와 충돌하면서 대중매체의 역할과 영향력을 되짚게끔 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푸드트럭으로 창업 솔루션을 펼치던 <백종원의 푸드트럭> 포맷을 개편한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죽어가는 골목식당을 살리자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다. 백종원은 영세업자 식당의 실태를 점검한 뒤 식당 경영 및 푸드 솔루션을 직접 제시한다.

지금까지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 충무로 필 스트리트, 공덕동 소담길, 해방촌 신흥시장 등을 돌았다. 가수 황치열, 배우 남보라 등 연예인 도전자가 가게를 열어 장사하는 코너를 통해 노하우를 전하기도 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방영 초기 프랜차이즈의 대표 격인 백종원이 골목식당을 살린다는 게 모순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룡 기업’이라 불릴 정도로 국내에서 19개 브랜드를 소유하며 외식업의 ‘쏠림 현상’을 가져온 장본인이 ‘골목 상권 살리기’에 나선다는 게 이중적인 행보라는 지적이다.

이런 우려 속에 출발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맛과 서비스 질에 대한 백종원의 조언과 음식에 대한 철학을 일관되게 보여주며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방영된 해방촌 편의 ‘원테이블’ 출연자로 인해 프로그램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에서 벗어난 식당을 도와줬기 때문이다.

제작진의 자극적인 편집도 한 몫 하지만, 원테이블 출연자들은 “(소시지) 하루에 100개 팔면 두 달이면 차를 사겠다”, “맛있는 것보다 주변사람들이 ‘우와’하면 되는 거다”라는 태도로 임하면서 논란이 됐다. 애당초 프로그램이 내건 취지와 다른‘이미지 마케팅’의 수단이 됐다는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한 <식량일기>도 도마에 올랐다. <식량일기> ‘닭볶음탕’편은 출연자들이 달걀을 21일 동안 공들여 부화시킨 뒤 이 병아리를 키워 닭볶음탕을 만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떤 과정을 통해 식탁에 오르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지만, 첫 방이 나가자마자 난항에 부딪혔다.

동물권 단체들이 성명을 통해 “닭을 직접 키워 죽이고, 먹는다는 방송은 ‘차별적인 예능’을 내세워 동물을 오락거리로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탄생부터 도살까지 이윤 극대화로 점철된 닭고기의 생산과정을 오락거리로 왜곡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제작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식재료의 소중함을 조명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식재료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내려 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방송사들은 먹거리를 ‘먹방’ 예능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먹거리와 관련된 생활 전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예능이 엔터테인먼트(재미)의 역할을 넘어선 만큼 기획 취지를 풀어낼 때 세심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골목상권과 안전한 먹거리라는 아이템으로 가치 있는 소비에 관한 대중의 관심을 시의 적절하게 반영했으나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어떻게 발휘될 지에 대해선 간과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이 노이즈 마케팅의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이슈를 어떻게 담을지는 제작진이 풀어야할 숙제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