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 뗀 '기레기 퇴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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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KBS '저널리즘 토크쇼' 첫 방송, 언론계 관행 다각도로 짚었지만 자사 비평은 '인색'

▲ 17일 오후 첫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주요 장면 갈무리 ⓒ KBS

[PD저널=이미나 기자] 최근 세계 36개국 중 한국의 뉴스 신뢰도가 최하위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언론에 대한 대중의 불신은 이미 '기레기'라는 단어로 대표된 지 오래다. 이 가운데 17일 오후 첫 방송된 <저널리즘 토크쇼 J>는 한국 저널리즘의 고질적 관행을 꼬집으며 2년 만의 부활을 알렸다.

"칭찬과 비판이 동종업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정준희 중앙대 교수의 말처럼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첫 방송에서부터 주류 언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를 짚었다.

BBC의 기사를 오역했다는 비판을 받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기사를 직접 거론하며 "문법적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이 원하는 이야기만 가져와 자신의 이야기로 바꾸어버리는" '따옴표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로 확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과정에서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스튜디오에 출연한 사회자와 토론자들의 토론에서만 그치지 않고, 로라 비커 BBC 한국특파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깥에서 바라보는 한국 언론에 대한 지적도 담아냈다. 토론자로 출연한 안톤 숄츠 독일 ARD PD·기자 또한 이 부분에서 제 역할을 했다.

'물 먹으면 안 된다'는 조바심으로 사실 확인을 생략하는 보도 관행의 문제도 비중있게 다뤘다. 

토론자들은 최근 '드루킹 사건'에서 언론이 1만 건 가량의 기사를 쏟아냈지만 그 중 사실에 근거한 기사는 많지 않았으며,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과의 차이점을 깊이 있게 분석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특히 "개인적으로 내 주변에선 '드루킹 사건'에 그렇게 관심을 두지 않는데, 언론만 신났다"며 언론과 대중 간의 거리감을 지적한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의 한 마디는 기성 언론에게는 뼈아프게 다가올 법한 말이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은 YTN의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 오보 경위를 그래픽 등을 활용해 설명한 시도는 눈높이에 맞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기획의도와 부합했다는 평이다. 또 토론자들은 YTN 오보 경위를 분석하면서 언론 보도 속에 '관계자'로 등장하는 익명의 취재원에 대해서도 문제 의식을 공유했다. 

다만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첫 방송에서 자사의 보도 비평에 인색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양승동 사장은 프로그램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KBS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로 KBS의 저널리즘 회복을 꼽기도 했다. 

첫 방송에서 정세진 아나운서가 KBS의 보도는 어땠는지 묻는 질문에 토론자들이 모두 침묵하면서 KBS 보도의 현주소를 우회적으로 드러냈지만, <저널리즘 토크쇼 J> 지적한 문제점을 내부에 투영한 시도는 없었다.

첫 방송이 나간 뒤 SNS 등에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자사 보도에도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댈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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