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9.20 목 11:06

자율적으로 근로시간 관리하라니...대책없는 방송사

'주 68시간 근로제' 도입 첫날 사실상 '위법 상태 방치'..."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해야" 이미나 기자l승인2018.07.02 18:47:4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7월부터 지상파 3사에 주 68시간 근로제가 도입됐지만, 각 사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지상파 방송사들이 별다른 대책없이 '주 68시간 근로제' 도입 첫날을 맞았다. 각 방송사 내부에선 사실상의 '위법' 상태에 사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직까지 지상파 3사 모두 주 68시간 근로제와 관련해 노사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방송사는 7월 전에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지상파 3사 가운데 어느 한 곳도 2일 오후까지 관련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노사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방송사도 있지만 정부가 최근 6개월의 계도 기간을 두겠다고 밝히면서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S는 지난달 29일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관리하라'고 권고한 게 전부였다. KBS는 내부 인트라넷인 코비스에 2일부터 시간외 실비 신청 항목에 주 단위로 연장 근로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연장 근로시간이 법에서 정한 기준을 초과할 때 알람이 작동한다고 알렸다.  

KBS는 그러면서 인력 충원과 유연근로제 도입을 검토하고, 편성시간 축소와 조정 등 제작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을 위해 연구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SBS도 2일 사내 인트라넷에 주 68시간 근로제가 시행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구성원들의 근로시간 관리를 독려했다. 이와 함께 노동조합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대응을 논의하고 있으며, 빠른 시간 내에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MBC는 이마저도 없었다. MBC 한 관계자는 "아직 노사 협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시한을 지키지 못한 상황"이라며 "급하게 시한을 맞추는 것보다는 지속가능한 안을 찾아 시행하는 것이 계도 기간의 의미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각 사의 노동조합은 사측이 계도 기간을 핑계로 대책 마련을 늦추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측이 제시한 방안도 인력 확충이나 제작 시스템 변화 등에 대한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할 뿐 구체적 계획은 빠져 있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아래 SBS본부)는 지난달 28일 낸 노보에서 "협상안에 드러난 사측의 인식은 근본적 쇄신의 첫 단추로 68시간 체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SBS 노동자들의 일방적 희생을 전제로 당장 법 위반의 책임만 면해 보겠다는 '면피'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비판했다.

SBS본부는 또 최근 조합원들에게 공지를 보내 "당장 7월 1일부터 제작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혼란은 막아야겠다는 대승적 입장에서 사측에 대폭 양보한 최종 협상안을 전달했으나, 사측의 의사결정 지연과 준비 부족으로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며 불법한 업무지시를 받을 경우 지침에 따라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도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노사 서면합의 없이 불법 상태로 7월 1일을 맞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MBC 노사는 수차례 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26일에는 공식적으로 노사 협의회를 열었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관계자도 "구성원의 근로시간 '자율관리' 만으로는 지금의 초과근로 현황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측이 계도 기간 중 부서별 근로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밝힌 이상 추이를 지켜보며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최정기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국장은 "(방송사들이) 유예 기간을 더 두고 논의한다 해도 지금의 기조와 의지로는 대책이 안 나올 것 같다"며 "위법한 상태를 만들고 방치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