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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공판 보도 '피해자 부각' 여전

피해자 의료기록 등 선정적 보도...가이드라인 '유명무실' 이미나 기자l승인2018.07.04 16: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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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방송된 KBS <뉴스9>는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한 김지은 씨의 과거 정무 수행 당시 모습을 부각해 방송했다. (김지은 씨의 얼굴은 에서 따로 모자이크 처리함) ⓒ KBS

[PD저널=이미나 기자] 지난 2일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의 첫 공판 소식을 전한 보도에서 '피해자의 모습과 피해 사실에 초점을 둔 보도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전 지사의 비서였던 김지은 씨의 폭로 당시 2차 피해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언론의 보도 태도가 재판 보도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부터 4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송고된 기사를 보면 다수의 언론사는 김지은씨의 법원 출석 당시의 의상이나 표정, 재판정에서의 모습을 묘사하는 데 중점을 뒀다. 

<뉴시스> "안희정 재판 방청한 김지은…눈 안 마주친 두 사람",<연합뉴스> "눈감은 안희정, 지켜본 김지은…도지사와 수행비서 법정 재회", <중앙일보> "피해자 김지은 안희정 재판 방청···정면 보다 고개 떨궈" 등은 재판 당시 피해자의 표정을 제목으로 뽑았다.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김 씨의 의료기록 중에서 자극적인 부분을 부각한 보도도 많았다.

네이버 검색 결과 김 씨의 진단서를 언급한 기사는 30여건이었는데, 이를 특정해 제목으로 뽑은 기사도 14건이나 됐다. 여성가족부와 한국기자협회가 발표한 '성폭력 보도' 가이드라인에서 선정적·자극적 보도를 지양하라는 권고와 배치되는 모습이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국민일보>는 온라인판 기사에서 모두 김 씨의 진단서를 언급하고 '들여다보니' '무슨 내용?' 등을 제목으로 달았다. 특히 <조선일보>는 김 씨의 신체 상태가 적힌 진단서의 한 구절을 제목으로 뽑고, 기사 안에는 과거 김지은 씨가 안 전 지사를 수행할 당시의 사진을 삽입했다.

<연합뉴스>도 "안희정과 김지은의 법정 재회, 어땠을까?"라는 영상뉴스에서 <조선일보>처럼 김 씨의 과거 모습을 찾아 내보냈다.

▲ 3일 <조선일보>는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한 김지은 씨의 과거 정무 수행 당시 모습을 사진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 쓴 데다, 공판에서 나온 자극적인 진술만을 강조해 기사를 작성했다. (김지은 씨의 얼굴과 보도 내용 일부는 에서 따로 모자이크 처리함) ⓒ 조선일보

<서울신문>은 "재판정에서 낱낱이 드러난 안희정 '비서 성폭행'의 전말"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검찰이 재판정에서 밝힌 김 씨의 피해 사실을 비교적 상세히 서술하는 자극적 보도를 내놨고, <조선일보>·<서울신문>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최근 성차별적 표현이라고 지적한 '여비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 OBS와 <스타뉴스>는 각각 "안희정, 88일 만에 포토라인…'위력 없었다'" "안희정 측, 비서 성폭행 혐의 부인 '김지은, 장애인 아냐..학벌 좋은 여성'" 등의 기사로 안 전 지사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부각했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주장을 여과 없이 전파한 셈이다.

4일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에 따르면 2일 KBS, SBS, TV조선, MBN은 모두 메인 뉴스 시간에 김지은 씨의 과거 모습을 클로즈업하거나 밝은 원으로 처리해 넣었다. 보도전문채널인 연합뉴스TV와 YTN도 2일 비슷한 영상을 사용한 보도를 내보냈다.

김지은 씨와 안희정 지사가 함께 있었던 과거 모습을 사용하지 않은 언론사는 채널A와 JTBC, MBC정도였다.

여성가족부와 한국기자협회는 "내용 전달과 무관한 영상과 사진을 활용하는 것은 과도한 관심이자 사생활 침해에 해당된다"고 지적했지만, 실제 뉴스에선 반영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민언련은 "가이드라인에선 방송사들이 피해자의 과거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부각해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도 주요 문제로 꼽았는데,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판에서 다시 피해자 과거 이미지를 부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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