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위협에 국내 방송통신사업자들 '대동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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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국내 시장 전망 토론회, '사업자 간 협력' '정부의 규제' 한목소리

▲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글로벌 OTT 사업자 비즈니스 전략 및 국내 시장 전망> 세미나가 열렸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국내 방송통신업자들이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진출에 일제히 견제의 목소리를 내면서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내법의 규제를 받지 않은 넷플릭스가 '규모의 경제'를 내세워 한국 시장을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는 콘텐츠사업자, 통신사업자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OTT 사업자 비즈니스 전략 및 국내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각 사업자를 대표해 나온 토론자들은 글로벌 OTT 사업자의 국내 영향력이 더 커지기 전에 사업자 간 연대와 정부의 규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춘 KT 경제경영연구소 상무는 "넷플릭스의 현재 유료가입자가 1억 2천명인데, 이들이 한 달에 만 원씩만 요금을 낸다고 해도 넷플릭스엔 한 달에 1조 2천억의 수익이 들어온다"며 "한국 방송시장의 매출 규모가 1년에 16조 원 가량인데 넷플릭스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나서면서 방송사업자들의 경계심은 특히 높다.  

지상파 OTT 플랫폼인 푹의 이희주 본부장은 "현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전쟁에 비유하면) 부산까지 밀린 것 같다"며 "국내 사업자와 달리 글로벌 사업자는 망 사용료도 내지 않고, 이들이 국내에서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지 정부에서도 알지 못한다. 이런 환경에서 글로벌 OTT 사업자가 한국에서 사업하는 건 '땅 짚고 헤엄치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방송사에서도 불공정한 수익 배분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임석봉 JTBC 정책팀 팀장은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얻는 수익이 적지 않다면서도 수익 배분의 구체적인 기준과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 팀장은 "단기적으로 넷플릭스와 같은 OTT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에겐 단비 같은 존재지만, 중장기적으로도 그런지는 고민"이라며 "넷플릭스를 통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갖고 해외로 나가면 더 많은 시청자에게 공급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사업자간 협력 등을 통해 글로벌 OTT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이희주 푹 본부장은 "푹의 경우 VOD·실시간 매출에 따라 콘텐츠 사업자들의 점유율 대로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라며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왜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해외로 나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성춘 KT 경제경영연구소 상무도 "콘텐츠 사업자만의 연합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와 정부까지 공동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도 다수였다. 특히 글로벌 OTT 사업자가 법적으로 부가통신사업자에 해당해 방송과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 것은 국내 사업자 입장에선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석봉 JTBC 팀장은 "특정 사업자를 겨냥해서가 아니라,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한 방안은 사전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주 본부장 역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문제가 심각하다"며 "(글로벌 사업자로부터) 세금도 걷어야 하고, 망 사용료도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춘 상무도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한국에서 쓰지 않는 게 문제"라며 "글로벌 OTT 사업자에게 망 사용료를 부과하면 수익 일부를 국내에서 회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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