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남긴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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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남긴 명암
김어준 앞세워 화제의 인물 줄줄이 인터뷰...'편파방송' 구설도
  • 김혜인 기자
  • 승인 2018.07.10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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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PD저널=김혜인 기자] 오는 8월 초 종영하는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이하 <블랙하우스>)만큼 짧은 방송 기간 동안 뚜렷한 명암을 남긴 프로그램은 드물다.

'재야의 고수' 김어준 씨를 영입해 단시간에 특색있는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다. 

SBS는 “진행자 김어준과 계약이 종료되는 25회를 끝으로 <블랙하우스>  시즌1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시즌2 계획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프로그램 폐지를 공식화한 것이다.(▷관련기사 :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폐지설 솔솔)

지난해 11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선을 보인 <블랙하우스>는 올해 1월 정규편성됐다. 

<블랙하우스>는 목요일 밤 시간대를 평정하고 있었던 JTBC <썰전>과 경쟁 구도를 유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평균 3~4% 시청률을 기록하며 <썰전>에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블랙하우스>는 직설적이면서도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 진행자 김어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무게감 있는 시사 분석과 개그우먼 강유미가 맡은 ‘흑터뷰’ 코너 등이 균형을 이루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일명 ‘강특보’로 불린 강유미는 강원랜드 부정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강원랜드에 몇 명 꽂으셨나요”라는 '돌직구' 질문으로 ‘기자보다 낫다’는 반응을 얻었다. 

<블랙하우스>의 섭외력도 빛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언론에서 좀처럼 만날 수 없는 화제의 인물이 모두 진행자 김어준 씨와 마주 앉았다.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는 "김어준만이 자신의 진심을 알아봐 줬다"며 <블랙하우스>와 두번째로 독점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한편에선 김어준 씨의 거침없는 진행을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블랙하우스>가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대체로 자유한국당 의원을 조롱하거나 보수 측의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식의 내용이었지만, SBS와 <블랙하우스> 제작진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정타는 김어준 씨와 <나는 꼼수다> 멤버로 활동한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다룬 방송이었다. 편향성 시비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까지 받자 SBS 내부에서도 <블랙하우스>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SBS는 <블랙하우스> 후속 프로그램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건 없으며, 계속 논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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