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노동자들 "'주 68시간제' 도입돼도 밤샘,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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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SBS본부 "사측 협상안, 위법 명백한 내용까지 포함"

▲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 PD저널

[PD저널=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 이하 SBS본부)가 주 68시간 근로제가 시행되고 보름이 넘도록 바뀌지 않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비판하고 나섰다.

SBS본부는 18일 노보에서 "제작 현장 곳곳은 예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초장시간 노동이 지속되고 있으며, 사측은 68시간 체제 2주가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개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보에 따르면 SBS본부가 7월 1일 이후 제작환경의 실태를 파악해 본 결과 A 조합원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한 주 동안 총 110시간을 일했다. 또 다른 조합원 B와 C도 각각 일주일간 92시간 20분, 84시간 10분을 근무했다.

SBS본부가 운영하는 '주 68시간 근로제' 관련 제보센터에도 "죽겠다, 바뀐 게 없는 현실이다" "7월 1일 이후에도 밤샘이 계속되니 화가 난다" "시행 2주가 지난 현장은 회의감으로 가득 차 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D 조합원도 SBS본부에 "밤을 새는 식의 촬영을 계속하다보니 지금도 주 100시간 훌쩍 넘어간다"며 "회사는 '법이 바뀌었나? 우리는 이대로 갈거야. 처벌도 안 받는데 뭐' 이런 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시간외 수당 신청 때 68시간 기준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지시하는 일부 간부 사원에 의해 '공짜 노동' 강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밝힌 조합원들의 7월 첫 번째 주 노동시간 현황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하지만 '주 68시간 근로제' 관련 SBS 노사 협상은 별다른 진척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SBS본부는 "지난 4일 노사협의회 이후 사측이 수정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며 "사측 안에는 조합원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조합원 간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근로기준법 위반이 명백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SBS본부는 또 "현실적으로 준비하고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법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냥 지금까지 했던 대로 하겠다는 것이냐'는 조합원들의 물음에 회사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SBS 사측은 지난 2일 사내 인트라넷에 주 68시간 근로제 시행을 알리고 구성원들이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할 것을 공지한 바 있다.

SBS 사측 관계자는 "(2일 공지 이후) '주 68시간 근로제'와 관련해 구성원들에게 공지한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드라마본부의 경우, 주 68시간 근로를 맞출 수 있는 제작 시스템이 없어 '노력해 보자'는 차원의 이야기는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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