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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패치’ 폐간 청원, 청와대에 거는 기대

실효성 있는 언론 피해 구제책 내놔야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l승인2018.07.19 19: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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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청와대는 <디스패치> 폐간 요청에 어떤 답을 내놓을까. 연예 전문 인터넷 매체 <디스패치>의 폐간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한 달도 되지 않아 20만 명이 동의를 보냈다. 청와대는 여기에 어떤 형태로든 답변을 내놔야 한다.

그렇지만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인터넷 언론은 신고제로 누구나 마음먹으면 창간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마음대로 폐간할 수 없다. 허가제가 아닌 인터넷 매체는 설립과 폐간의 자유를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허가를 취소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방송사 허가 취소는 방송통신위원회 권한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언론 자유는 헌법에서 보호하는 매우 중요한 권리로 헌법 제21조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방송사 허가 취소는 언론 자유, 시청권 등을 고려해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할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허가권을 행사하는 방송사조차 방통위 권한이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정부가 인터넷 매체에 대해선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식의 궁색한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디스패치> 폐지 청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환경에선 정보와 오보 모두 같은 속도로 유통된다. 가짜뉴스가 성행하면서 언론 피해자들의 호소도 늘고 있다. 언론 피해는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예방이 중요하지만 국내 언론의 자율규제는 형식적이고 법은 너무 멀리 있다. 최후의 보호막인 법에 의지하더라도 언론 피해 구제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렇다면 이런 고질적 문제에 성의있는 대안을 어떻게 내놓을 수 있을까. 정부가 언론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은 세 가지 정도다.

첫 번째는 언론 자유도 존중하면서 책임있는 보도를 담보하는 ‘미국형’에 대한 고민이다.

미국은 수정헌법 제1조에 어떤 법으로도 언론 자유를 제한할 수 없도록 명문화했다. 동시에 언론이 그 자유를 남용해 개인의 법익을 고의로 심대하게 침해했을 때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punitive damage)에 따라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언론이 자유를 누리지만 동시에 책임있는 보도, 근거있는 보도를 하지않으면 거액의 소송으로 폐간되거나 방송사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논란 끝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하도급‧제조업‧안전‧환경분야 등에 도입했으며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를 언론에도 적용하는 게 타당한지 검토해 볼 시기가 됐다.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자는 늘어나는데 이에 대한 구제제도는 허술하거나 실질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런 제도 확산에 대한 검토를 답변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규제를 언론사 자율에 맡기지 않고 독립된 민간기구가 감시‧견제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전통적으로 ‘언론 자유’를 중시한 영국은 언론자율규제기구인 언론불만처리위원회 (PCC. Press Complaints Commission 1990-2014)를 운영했다. 하지만 언론사에 유리할 평결을 내린다는 비판과 자율규제기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2014년 이를 대체하는 영국신문표준기구(IPSO, The Independent Press Standards Organization)를 창립했다.

인터넷 매체를 포함해 언론보도로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에 윤리강령 위배 여부를 조사해 과징금까지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구다. 영국신문표준기구처럼 우리나라도 민간독립기구를 만들어 언론윤리강령 등을 위반할 경우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

마지막은 사법부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OECD 국가 중 사법 신뢰도가 최하위권에 맴도는 수준인 한국의 사법부는 언론과 관련한 판결은 관대하기 짝이 없다. 사이비 언론, 사이비 기자를 가리지 않고 언론과 관련된 사안은 대부분 집행유예나 솜방망이 처벌이다. 설혹 민사소송으로 가서 언론피해자가 승소했다고 해도 피해보상금은 수백만원, 수천만원에 그친다.

언론 보도의 피해자는 장기간에 걸쳐 고통받고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이 사라져도 승소금액은 변호사 수임료, 성공보수 등을 뗴고나면 실익이 없을 정도다. 굳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하지 않더라도 개인의 사생활 보호와 명예권 보호에 합당한 위자료, 손해배상금 산정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사법부조차 ‘언론피해자’들을 법적으로 구제해주지 못하는 현실은 인간 존엄이 사라진 ‘천민자본주의’의 폐해를 보는 듯하다. 사법부의 영역이긴 하지만 행정부가 사안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감안,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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