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 접대 의혹' 사과문으로 활동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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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동 이사 조치 수위 놓고 합의안 도출 실패...최승호 사장 해임안은 '폐기'

▲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접대 의혹이 제기된 김광동 이사 및 과거 이사들에 대한 입장문을 내기로 했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가 접대 의혹이 제기된 김광동 이사의 거취 문제에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게 됐다. 방문진은 19일 마지막 정기 회의에서 이사회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달 6월 MBC 감사국은 전 임원진의 법인카드를 감사하던 중 방문진 이사들이 MBC 일부 임원으로부터 부적절한 접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를 받은 방문진 이사회는 해당 이사들 중 유일한 현직인 김광동 이사에 대한 추가 감사를 벌이고, 후속 조치를 결정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임기 만료 앞둔 방문진, 이사 접대 의혹으로 '시끌')

그러나 계속되는 논의에도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던 방문진 이사회는 마지막 정기 이사회에서도 결국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특히 김광동 이사를 비롯한 일부 이사들은 19일 이사회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이사는 회의에서 퇴장하기 전 "관련 논의를 반복하는 것 자체가 의도적 명예훼손이고 인권유린"이라며 "이사회가 허위 조작에 의한 표적감사를 공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수의 이사들은 김 이사의 주장에 "방문진을 모독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하는 동시에 후속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인사 조치의 수위를 놓고는 이견을 보였다.

먼저 이진순 이사와 이완기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김광동 이사의 해임을 건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순 이사는 "(이사 임면권이 없는) 이사회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치는 방통위에 해임을 건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 이사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행정적 절차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상징적으로라도 방통위에 해임을 건의해야 한다"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는 분에게 사퇴를 권고하는 건 코미디"라며 해임 건의에 동의했다.

반면 유기철 이사는 "정서상으로는 해임을 건의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김광동 이사가) 끝까지 유감을 표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과하게 판단해선 안 된다"며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해임 건의도 마찬가지"라며 사퇴 권고안을 냈다.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이사들도 있었다. 김경환 이사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봤을 때 (접대 의혹이) 김광동 이사 한 명이 문제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고 말했고, 최강욱 이사는 "부끄럽고 참혹한 사태고 본인이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마당에 조치는 있어야 한다"면서도 "이사들이 동료 이사를 표결을 통해 해임을 건의하는 나쁜 전례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들은 모두 "방문진 이사회 이름으로 대가성이 의심되는 부적절한 향응을 받은 이사가 있었던 점에 대해 깊은 사과와 유감의 뜻을 전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윤리지침과 감사활동을 강화하겠다고 표명해야 한다"는 이진순 이사의 의견엔 찬성했다.

최강욱 이사는 "적어도 10기 방문진 이사회에서 벌어진 행태에 대해 관련 기관이 조사 혹은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처벌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우리가 얼마나 참담하고 엄중하게 이 사안을 받아들이는지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사들의 의견을 들은 김상균 이사장은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참담한 현실이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방문진 명의의 입장문 발표에 동의했다.

한편 이날 함께 이사회 안건에 오른 최승호 사장 해임안은 ‘해임 논의가 적절치 않다’는 다수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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