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 중 6명 "성별 혐오 문제 언론 역할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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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재단 의식조사, "언론 적극적으로 허위 정보 걸러내야"

▲ 지난 9일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 2차 집회의 모습 ⓒ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성인 10명 중 8명은 성별에 따른 혐오 표현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신문‧방송 등 미디어를 통해 혐오 표현을 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20~50대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7%는 성별 혐오 표현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75.6%)보다 여성(85.8%)이 심각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으며, 연령 기준으로는 젊은 세대일수록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특히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20대 비율은 48.0%로 40대(22.0%)나 50대(14.0%)의 2~3배 수준이었다.

응답자들은 여성혐오나 남성 혐오 표현을 가장 많이 보거나 들은 경로로 인터넷 카페/커뮤니티(33.6%)를 꼽았다. 그러나 뉴스(신문, TV 뉴스, 인터넷/포털 뉴스)나 TV 예능/오락 프로그램도 각각 29.9%와 6.5%를 차지해 언론에서도 혐오 표현이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혐오 표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전체 응답자의 약 60%가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언론의 적극적이고 철저한 팩트체크(사실 확인)를 통해 성별 관련 혐오에 대한 허위정보를 걸러낸다'를 고른 응답자가 34.6%, '신문·방송 등 언론에서 성별 관련 혐오를 부추길 수 있는 표현이나 보도를 자제한다'를 고른 응답자가 25.0%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탈코르셋 운동 '(화장, 다이어트 등의 치장과 여성성을 강요당했던 억압적 꾸밈 문화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여성들의 움직임을 일컫는 말)이나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개최되고 있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대한 지지 정도도 함께 조사했다.

그 결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36.3%로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40.4%)보다 조금 적긴 했지만 그 차이(4.1%P)가 크지는 않았다. ‘관심 없다’고 답한 비율은 23.3%였다. 성별 기준으로는 여성(50.8%)이 남성(21.8%)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 인권·처우 수준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9%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인권과 처우가 세계적 기준에서 낮다고 답한 반면 21.4%만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성별에 따라 뚜렷한 인식차가 나타났는데, 여성 인권·처우가 높다고 답한 남성 응답자 비율은 36.4%, 여성 응답자는 6.4%였다. 또 남성의 74.0%는 여성의 인권과 처우가 개선되고 있다고 봤지만 여성 응답자는 52.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성별 간에 존재하는 뚜렷한 인식 차이가 혐오의 기반이 되고 있으며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에 조명을 받고 있는 성별 간 혐오 표현 문제는 일부 집단의 단발적인 자극이나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성 역할과 평등·인권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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