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MBC, '적폐 간부' 징계 둘러싸고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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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노조, 과거 보직자 '경징계' 결정에 반발...춘천MBC 사장은 징계 반려 뒤 수위 낮춰

▲ 과거 ‘김장겸 체제’에서 격렬한 투쟁을 벌였던 일부 지역MBC에서 적폐 청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나왔다.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일부 지역MBC에서 김장겸 전 사장 시절 요직을 맡았던 간부들의 징계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과거 불공정 방송에 대한 책임이 있는 간부들이 '송방망이' 징계를 받았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대전MBC는 최근 이진숙 전 사장 시절 핵심 간부로 있던 직원들에게 경징계를 내려 논란을 낳았다. 구성원들은 "납득되지 않는 징계 결정으로 부역자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한 상황이 됐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이하 대전MBC지부)에 따르면 최근 대전MBC는 이진숙 전 사장 체제에서 행해진 불공정 보도, 방송사유화, 잘못된 경영 행위와 관련해 공동으로 책임이 있다고 판단된 당시 보직자 4명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이번 인사위원회는 지난 4월 대전MBC에서 노사 동수로 출범한 혁신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었다. 혁신위원회는 당시 보직자 4명에 대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지난 7일 인사위원회는 두 명에게 감봉 1개월, 나머지 두 명에게는 각각 근신 15일과 근신 5일의 징계를 내렸다.

대전MBC지부는 이번 결과를 두고 "대전MBC 구성원들의 정서와는 많이 차이가 난다"며 "지난해 '7분 지각'과 '업무지시 불이행' 등의 사유로 감봉 3개월과 감봉 2개월을 받은 기자들의 징계와 크게 비교되는 데다, 근신 징계는 방송사에서 단순한 편집 실수나 짧은 송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의 경징계"라고 반발했다.

대전MBC지부는 8일 발표한 성명에서 "인사위원들은 동료를 단죄해야 하는 어렵고 힘든 결정이더라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심판했어야 옳았다"며 "신원식 사장은 적폐 청산 약속 이행을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이번 사태를 만든 보직국장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대전MBC지부는 이번 인사위 결과에 대해 오는 9일 임시총회를 열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춘천MBC에서도 최근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재우 전 사장이 재임하던 시절에 보직을 맡았던 일부 직원에 대한 징계를 김동섭 현 사장이 반려했기 때문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춘천지부(이하 춘천MBC지부)에 따르면, 당초 인사위원회의 결정은 해고(1명), 정직 3개월(2명), 감봉 5개월(1명), 감봉 3개월(1명)이었다. 그러나 김동섭 사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정직 6개월(1명), 정직 3개월(2명), 감봉 5개월(1명), 감봉 3개월(1명)으로 수위를 낮췄다.

내부에선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김동섭 사장이 사규를 위반하면서 징계 반려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동섭 사장이 구성원들의 항의를 받고 사내에 "최근의 사태는 경위야 어떻든 사장인 저의 부덕의 소치"라며 "이번 일을 자기성찰의 계기로 삼아 지난 다섯 달을 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려 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춘천MBC지부는 노사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이다.  

최헌영 춘천MBC 지부장은 "김동섭 사장과 구성원 간의 눈높이가 다른 게 아닌지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사장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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