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시간 단축 전혀 대응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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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MBC본부 노동실태 조사 결과.. 83%, '회사 대응 불만족' 6명 중 한 명 꼴 '68시간 초과 근무'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조합원 초과노동 실태 설문조사' 결과 중 일부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PD저널=이미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의 노동 실태 설문조사결과 전체 조합원 여섯 명 중 한 명 꼴로 주당 68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본부는 '주 68시간 근로' 도입 이후에도 조합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사측이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본부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주당 평균 52시간을 넘게 일하고 있다고 답한 조합원은 전체 응답자(439명)의 49%에 달했다. 응답자 16%는 주당 68시간을 초과해 일했다고 했고, 주당 90시간을 초과하는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조합원도 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노동은 모두 현행법상 '불법'에 해당한다.

직군별로 살펴보면 주 68시간 기준으로 초과 노동을 하고 있다고 답한 직군은 PD가 40%로 가장 많았다. 기자와 카메라기자 등 보도직군도 38%를 차지했다. MBC본부는 "PD 직종 가운데는 예능 프로그램 조연출이 가장 많았다"며 "이들은 프로그램 편집에 주로 투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BC본부는 "주당 90시간 기준으로는 드라마 연출과 조연출, 그리고 카메라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며 "이는 여전히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초장시간 촬영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은 사측을 비판하는 결과도 나왔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83%는 MBC가 노동시간 단축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봤다. 응답자 47%는 '회사가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36%는 '대응을 하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고 했다.

MBC본부는 "KBS와 SBS는 지난 7월 1일부터 시간외 수당 입력 시스템을 개선해 주간 단위 노동시간이 68시간을 초과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반면 MBC는 보직자들이 시간외 수당을 결재하면서 부서원들의 주간 노동 시간을 직접 계산해 파악하는 수밖에 없는 데다, 회사가 시스템 개선을 위한 구체적 일정마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간 단축 방안을 묻는 질문에서는 '프로그램 제작 프로세스와 시스템 개선'(34%)이 첫 번째로 꼽혔다. 그 다음으로는 '인력 충원 및 장비 확충'(30%), '편성과 경영 전략의 변화'(16%)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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