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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외국인 소재 방송 늘었지만...'타자화' 여전"

방송학회 세미나 "방송 종사자 문화다양성 교육·제작 가이드라인 배포 시급" 이미나 기자l승인2018.08.21 18: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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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0일 방송된 EBS <다문화 고부열전>의 한 장면 ⓒ EBS

[PD저널=이미나 기자] 방송문화 다양성을 위해 이주민·외국인 출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송사와 제작진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방송학회와 이주민방송 MWTV가 21일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방송의 이주민과 다문화 공동체 재현 방식의 문제와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정의철 상지대 교수는 “이주민과 외국인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 이들을 이국적 혹은 시혜적으로 바라보는 ‘타자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철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MWTV가 실시한 이주민·외국인 출연 프로그램 자체 모니터링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들 프로그램에서 '한국 문화의 우월성 과시', '백인·남성 선호 경향' 등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MWTV의 모니터링에 따르면 지난 6월 19일 방송된 KBS 1TV <이웃집 찰스>의 경우 한국에서 여행사를 창업한 인도 출신 형제가 우애 있게 생활하는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빈번한 회식자리나 술 문화 등을 부각하면서 한국 문화의 왜곡된 면을 강조했다.

최근 시즌 2를 시작한 MBC 에브리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출연자들의 출신지 문화도 소개하면서 방송을 상호 문화교류의 장으로 활용하는 취지도 있지만, 출연자 다수는 백인-남성으로 종교적·인종적 소수집단의 출연은 드물었다.

방송에서도 한국인들의 얼굴엔 모자이크 처리가 된 반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하고, 여성을 위한 장소로 시장을 언급하거나 남성의 철없는 모습에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차별적 표현이 사용됐다. 

EBS <다문화 고부열전>은 가정 내 갈등의 원인엔 다양한 층위가 작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3일 방송분에선 시어머니의 문제를 간과한 채 남편의 문제만 부각하고, 5월 10일 방송에선 남편의 문제는 배제한 채 시어머니와의 갈등만 강조하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의철 교수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유사한 출연진 구성과 스토리 전개가 반복되고 있었다”며 “제목에서부터 갈등을 부추기는 경향도 관찰됐으며, 부인이 가사일도 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한다는 ‘가부장주의’ 주제도 프로그램에서 자주 구성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출연자들의 인종과 성별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지금까지 반복된 주제들과 다른 방향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작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 교수의 결론이다.

정의철 교수는 “이주민의 다양한 삶과 그들이 처한 맥락들이 방송에서 단순화·정형화되면서 상호문화 소통과 이해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그 원인은 방송생산 현장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며 “방송현장에 종사하는 제작자들에 대한 문화다양성 교육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교수는 “2013년 만들어진 다문화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을 현재 상황에 맞게 보완해 실제 방송제작 현장에서 유익하게 참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다문화가정이나 이주민을 흥미 위주가 아니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제작 지원 정책, 이주민 출신의 모니터링 요원 양성과 이들을 제작현장에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방안 등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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