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몰아세운 한국당 "관행대로 이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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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방위서 "김성태 원내대표 개입 시인" 발언 취지 따져...이효성 위원장 "시인한 것 아니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했다. ⓒ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2일 전체회의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한 집중 공세를 펼쳤다. 이들은 이 위원장이 최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선임에 정치권의 개입이 있었다고 밝힌 부분을 두고 '관행에 따른 정치권의 추천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이효성 위원장에게 "(방문진 이사 선임에) 김성태 원내대표의 압박이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효성 위원장이 "(보도에) '사실상 시인'이라고 돼 있는데, 시인한 것은 아니다. '사실상 시인'이라고 유추한 것"이라고 답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지난 16일 이효성 위원장이 면담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MBC 전직 임원 출신 2명의 방문진 이사 선임을 김석진 방통위원에게 주문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이 이효성 위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공개한 뒤 이효성 위원장이나 방통위는 여기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대출 의원은 이효성 위원장에게 "언론노조의 왜곡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위원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부당한 행위를 한 것처럼 보도된 것에 대해 바로잡을 의사도 의지도 없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효성 위원장은 "왜곡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굳이 문제제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도 "16일 방송독립시민행동에서 항의 방문을 했는데, 위원장님이 '야당의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나"라고 물었고, 이효성 위원장은 "맹세코 그런 이야기를 한 적 없다"며 "(이사 선임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사 추천은) 역대 정권에서 관행적으로 해온 사안"이라며 "이전 정권에서도 관행대로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인물 그대로 선임했는데, '내로남불'이라 지금 와선 안 된 것이냐. 이번 추천에서도 청와대, 여당 추천이 있지 않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중 의원의 발언에 이효성 위원장은 "외압이 있었다 말하지 않았다. '방통위원이라면 당연히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것을 시인했다고 그 분들이 해석한 것"이라며 "(여권에서도) 의견 제시했다. 그런 정도로 야당에서도 의견이 있었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도 '정치권 추천 관행은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철희 의원은 "법적 근거는 없어도 교섭단체별로, 관행적으로 그렇게(추천하게) 된 것이냐"며 "관행대로 하는 건 시비 걸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효성 위원장도 재차 "면담에서 (방송독립시민행동 대표단이) '결격사유가 있는 이들을 왜 선임했느냐'고 물어 '김석진 위원이 당의 추천을 받아 강하게 얘기한 것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며 "관행이 어느 정도 존중된 것이다. 외압은 없었다"고 했다. 

거대 양당과 이효성 위원장 모두 '정치권의 이사 추천' 관행을 따른 게 문제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소수정당 소속 의원의 입에선 정치권의 '나눠먹기'식 공영방송 이사 선임 관행을 타파하지 못했다는 질타도 나왔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이효성 위원장을 향해 "문재인 정부 들어 적폐를 바로잡고 개혁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거꾸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관행이 잘못됐다면 개선하고 개혁하는 것이 위원장의 역할이 아닌가"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김종훈 의원은 "관행을 말하기 전에 '이러이러해서 불가피했다, 앞으로 새로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면 최소한의 의지라도 보였을 것"이라며 "계속 이렇게 한다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전혀 없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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