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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자초한 한경 '최저임금 자살 사건' 보도

닷새 만에 해명했지만..."애초부터 함량 미달이었다" 지적도 이미나 기자l승인2018.08.30 12: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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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가 29일 내놓은 '최저임금 자살 사망사건' 후속 보도 ⓒ 한국경제

[PD저널=이미나 기자]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해고된 5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해 '가짜 뉴스' 논란을 일으켰던 <한국경제>가 최초 보도 이후 닷새 만에 후속 기사를 통해 "작성 당시 없던 사실을 만들어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처음 게재됐다 삭제된 기사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상당한 데다 고인의 사망 원인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인과관계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는 지난 24일 <"최저임금 부담" 식당서 해고된 50대 여성 숨져> 기사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잃은 50대 여성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또 "그는 수년간 일 해온 식당에서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크다'며 그만 나오는 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식당 일을 하면서 근근하게 생활하던 A씨였지만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도 했다.

실제 7월 말 대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50대 여성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해당 기사는 '가짜뉴스' 논란을 불렀다. 논란 이후 최초 기사를 삭제했던 <한국경제>는 29일 두 개의 기사에 기사 작성 및 삭제 경위와 추가 취재한 내용을 전하며 "'가짜뉴스' 논란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초 보도와 후속 보도에 담긴 사실관계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고인의 나이가 50대에서 30대로 바뀌었고, 사망 시점은 7월 말에서 7월 초로 정정됐다. 고인의 자녀 수나 기초생활수급자 여부도 최초 보도와 후속 보도 간 차이가 난다.

▲ 24일 <한국경제>의 최초 보도 ⓒ 한국경제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라는 최초 보도의 주장은 후속 보도에서도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한국경제>는 24일 기사의 제목과 본문 첫 줄에서부터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사망사건이 일어났다'고 했지만, 29일 기사에는 "주변에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탓이라고 입을 모았다"고만 서술했다.

<한국경제>는 "처음 온라인 기사를 게재했을 당시 완결성이 부족했"다면서도 없는 사실을 날조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부실한 취재를 토대로 한 기사를 내놓으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한국경제>는 온라인에 기사를 게재한 지 6시간 만에 기사를 삭제했지만, 해당 기사는 인터넷에 캡쳐 파일로 공유되거나 유튜브 및 일부 언론에서 재생산되면서 파장을 불러왔다. 이 과정에서 유족의 신원이 어느 정도 추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벌어졌다.

또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기사의 삭제 경위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글을 SNS에 게재하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JTBC 토론에서 이 기사를 최저임금 인상 폐해의 한 사례로 언급하며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교수는 "애초 기사가 터무니없이 함량 미달이었다. 제보를 받았다 하나, 충분한 사실확인 없이 기사를 내보낸 것은 큰 잘못"이라며 "(지면에 싣지 않고) 온라인에만 올렸다고 하는데 지금의 뉴스 소비 행태에 비춰보면 그것 또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의 해당 보도는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만든 자살보도 윤리강령 및 권고 기준에도 어긋난다. 자살보도 윤리강령 및 권고기준에서는 '자살자와 그 유족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살 동기에 대한 단편적이고 단정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이를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한국경제>의 최초 보도는 주변의 '카더라'성 이야기만으로 자살의 동기를 단정해 제목으로 뽑았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있다"며 "후속 보도에서도 아이의 상황을 상세히 서술해 기사를 작성하는 등 자살 보도임에도 감정적으로 비극을 소비하고 부각했다. 최초 보도도 그렇지만 다시 낸 보도조차도 적절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평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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