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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별력 없는 '방송평가', 항목 세분화·감점 제도 강화

감점 제도에 기본 점수 없애고 사업자별 특성 반영...2020년부터 시행 이미나 기자l승인2018.08.30 21: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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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통신위원회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송평가 제도개선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4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정책과제로 내세운 방송평가 개선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방통위는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방송평가 항목과 배점 등을 개선하는 내용의 방송평가 제도개선안을 30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방통위는 방송평가 제도 개선을 주요 정책과제로 꼽으면서 사업자 간 변별력 부족과 실효성 저하를 문제점으로 진단했다. 방송평가는 방송사의 재허가·재승인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실제 결과는 방송사 간 결과가 크게 차이 없는 ‘도토리 키 재기’식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방통위 방송평가제도개선 연구반을 대표해 발제에 나선 성욱제 한국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심의 규정·편성 규정 위반 등 감점 항목에 기본 점수가 주어지면서 평가점수가 왜곡되는 경향이 있고, 사업자군별 특성 반영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평가의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개선안에선 지상파/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종합유선방송(SO)/위성방송/홈쇼핑 등을 구분해 총점과 편성·운영의 배점 비율을 조정했다. 매체별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감점 제도도 강화한다. 기본 점수를 주고 심의 규정·편성 규정 위반 등에 따라 감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본 점수 없이 감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성욱제 연구위원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기본점수 때문에 평가 점수가 왜곡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며 “다만 특정 항목이 지나치게 감점을 받아 전체 평가 점수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어 감점 한도는 총점의 10%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익성 강화를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재난방송 평가에서는 방송매체 및 사업 특성을 고려해 평가대상군은 네 개로 구분되고 현행 5등급 평가를 9등급으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방송사업자의 재난방송 방송편성 실적을 상세하게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표준계약서 활용 평가 대상에 EBS를 포함하고, 지상파와 종편의 경우 주 시청시간대(평일은 오후 7시~오후 11시, 토·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6시~오후 11시) 보도편성 비율이 42%를 넘어가면 감점을 주던 것을 40%가 넘어가면 감점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또 외주제작 인력의 보험 가입 확인 여부 및 상생협의체 운영 여부 등 외주제작시장과의 상생 협력을 평가하는 항목들도 신설됐다.

방송계 종사자들은 평가의 형평성은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지역성 구현 문제 등에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점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정환 KBS 조사평가부장은 “콘텐츠 장르 간 융합이 늘고 있는데, 보도·교양·오락으로 장르를 구분해 주 시청시간대 편성 비율을 살펴보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최근 시사 같은 예능, 예능 같은 교양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를 어떤 장르로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도 고민해야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임석봉 JTBC 정책팀장은 “사업자 간 변별력을 높이는 일도 필요하지만, 방송사의 공익성과 공적 책임 제고라는 방송평가의 취지가 훼손돼선 안 된다”며 “최근 몇 년간 방송평가 항목이나 배점 조정을 보면 방송사업자가 잘 하는 부분은 심사에서 축소되고 못 하는 부분만 확대되고 있다. (개선안의) 감점 제도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과중해 보인다”고 했다.

오광혁 방통위 편성평가정책과장은 “방송평가는 매체들의 순위를 매기는 평가가 아니라 매체에 따른 특성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재허가·재승인에 방송평가가 40% 반영돼 (사업자들의) 부담이 있겠지만 나머지 60%는 정성평가를 통해 재허가·재승인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보다 엄격한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세옥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팀장은 “행정기구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전제로, 감점 제도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면서도 “형식적인 시스템을 갖추기만 해도 받을 수 있는 점수들이 많아 자칫 형식적인 평가가 되지는 않을지 고민이다. 좀 더 세부적인 항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토론회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개선안이 지역방송사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본사에서 편성한 프로그램의 문제 때문에 지역사가 부당하게 규제를 받거나, ‘지역성’ 자체에 대한 정의도 미흡하다는 지적이었다. 

방통위 방송평가 제도개선 연구반은 이날 나온 의견들을 추가 검토한 뒤 올해 말까지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변경된 방송평가 제도는 2020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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