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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문제작, '도시전설'

실감나는 공포를 선사하기 위해 게임 요소 접목 이상혁 KBS PDl승인2018.09.13 17: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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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6일 방송 예정인 KBS <도시전설> 예고화면.

[PD저널=이상혁 KBS PD] 늦봄부터 <도시전설>의 기획에 참여해 40℃ 무더운 여름날 파주에서 촬영을 했고, 가을이 성큼 다가가온 시점에 1화가 나갔다. 지난 9일 방송된 1화에서는 아이돌 ‘러블리즈’가 2008년 대학로에서 발견된 14구 유골의 미스터리를 추리하는 과정을 담았다. 오는 16일에 방송될 2화에서는 ‘우주소녀’가 40년 간 비밀리에 운영된 선감학원에 갇히면서, 그곳의 수상한 진실을 하나씩 밝힐 예정이다.

‘9월의 문제작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고 달렸다. 4개월의 긴 여정이 끝나가서 시원섭섭하다. 1화를 본 주변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러블리즈’ 팬인 지인은 "지애의 멘트가 별로 없다"고 섭섭해 했다. "재밌었다", "어려웠다", "무서워서 불을 다 켰다" 등의 소감도 들었다. '본격 미스터리 공포'를 추구한 만큼 "무서워서 끝까지 못 봤다"는 말이 최고의 찬사다.

파주 폐건물에 처음 답사 갔던 날, 특히 1화 배경이 된 건물에 들어섰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00m 이상이 될 법한, 긴 복도를 처음 봤을 때의 압도감과 공포. 누군가는 무서워서 소리 지르고, 누군가는 "바로 여기다" 환호성을 질렀다. '공간이 주는 공포를 제대로 담자'는 연출방향도 그때 잡았다.

사실 무서운 걸 극도로 싫어해 공포영화도 잘 안 본다. 그런 사람이 공포예능을 만든다니. 운명의 장난일까. '미스터리 공포'를 만들기 위해 계속 공포와 직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다. 제작기간 내내 수없이 잠을 설치고, 가위도 많이 눌렸다. 귀신에 놀라 소리 지르며 잠에서 깨기도 여러 번. ‘세상 걱정 없이 잘 잔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왔기에, 이런 적은 처음이라 혼란스럽고 힘들었다. 처음 해보는 장르라는 걱정과 스트레스가 귀신과 가위로 나타난 듯하다.

<도시전설>의 부제는 ‘크로스미디어 프로젝트’. 방송과 VR, 게임을 접목한 콘텐츠다. “프로그램이 실험적”이라는 반응도 있었는데 감사할 따름이다. '실험적'이라는 말에는 '새롭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데 '실험적'은 동시에 '낯설다'를 뜻하기도 한다. 낯설기 때문에 처음 접했을 때 시청자의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도시전설> 1화는 저조한 시청률을 나왔다. 수치상으론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데 실패했다. 새로움과 익숙함, 낯섦과 친절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가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다.

‘9월의 문제작’을 만들고 싶었다. <도시전설>을 통해 '게임적 요소'를 프로그램에 적용해보고 싶었다. '오픈월드'의 자유로움과 막막함, '1인칭 시점'이 주는 몰입감 등을 제대로 구현하고 싶었다. 1회가 나간 뒤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니 제대로 구현했다기보다는, 아직은 흉내만 낸 것 같다. 보는 사람도 ‘함께 한다’,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선사할 수 있게, 다음 프로그램에서도 인터랙티브에 대한 관심은 계속 갖고 가겠다.

P.S. 정말 고생한 분들은 따로 있기에, <도시전설>의 대표처럼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게 겸연쩍습니다. 다양한 장르, 경험을 갖춘 각양각색의 PD 네 분과 함께 일했습니다. 지금의 <도시전설>을 만드는 데, 그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기적을 봤고요. 자극을 많이 받았고, 정말 제대로 한수 배웠습니다. 지면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다시 또 재밌고 실험적인 프로그램에서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이상혁 KBS PD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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