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예능 나들이 한번에 '요섹남' '사랑꾼'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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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아내의 맛'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가정적인 모습' 부각..."방송 이미지와 현실 정치인 평가 분리해야"

▲ 지난 2일 방송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부부가 출연했다. ⓒTV조선

[PD저널=김혜인 기자] 한동안 대중과 멀어졌던 정치인들이 요즘 연예뉴스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부부 동반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면서다. 

범보수진영 대권주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18일부터 TV조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에 아내 송현옥 교수와 출연하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은 오 전 시장 부부의 러브스토리와 오 전 시장이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 아침 일찍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장면을 담았다.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중년의 섹시함'을 부각하는 자막과 패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출연해 대중의 호감을 얻은 이후 정치인 부부의 예능 나들이가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도 부인인 최명길 배우와 tvN <따로 또 같이>에 출연 중이다. 부부가 같이 여행지로 떠나 각자의 취향에 따라 각자 여행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다양한 출연자를 섭외해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폭을 넓히고 싶은 방송사와 방송에서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정치인의 요구가 맞어떨어졌기 때문이다.  

서혜진 <아내의 맛> PD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연예인들의 전유물도 아니고 정치인, 기업인 등 다양한 이들이 나와 살아가는 부분을 보여주는 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선진화”이라고 말했다. 서혜진 PD는 TV조선으로 옮기기 전 SBS <동상이몽>에 이재명 지사를 출연시키기도 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지난 1일 tvN <따로 또 같이> 제작발표회에서 “절반에게만 공감받는 정치와는 달리 예능은 모든 분에게 공감을 자아내야 성공한다”며 “정치와 다른, 예능도 한 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잠재적 유권자와 만남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정치인들은 방송사의 러브콜을 바라는 눈치다. 한 여당 3선의원 비서관은 "방송에 노출되는 정치인은 대중도 궁금증을 갖게 된다. 다른 의원실에서도 프로그램 출연에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 지난 7일 첫 방송한 tvN<따로 또 같이> 속의 김한길 부부 모습 ⓒtvN

예능 프로그램이 정치인의 이미지 세탁, 재개 발판으로 활용된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관찰 예능 프로그램은 특성상 정치인의 가정적인 모습, '자상한 남편' 면모를 부각할 수 밖에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방선거 출마 9개월 전에 <동상이몽2>에 부인과 출연해 '사랑꾼' 이미지를 얻었다. 하지만 방송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은 탓에 이재명 지사가 가정사를 둘러싼 정치공세와 언론관으로 비판을 받을 때 실망감을 표출하는 반응도 많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정치인과 연예인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며 “방송 출연과 이미지가 선거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 정치인들이 예전보다 방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관찰형 예능은 출연자의 매력이 도드라져서 보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호감으로 보일 여지가 많다"며 "예능에서 보인 모습과 정치인으로서의 의정활동은 시청자가 분리해서 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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