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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산별협약에 뒤늦게 시비 건 조선일보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의무화' 조항 이유로 "노조 방송장악" 우려 박수선 김혜인 기자l승인2018.10.10 1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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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파 3사 사옥 이미지.

[PD저널=박수선 김혜인 기자] <조선일보>가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의무화 등을 담은 지상파 산별 협약에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며 반노조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선일보>는 10일자 8면 ‘지상파 방송 4사, 인사‧징계도 노조와 사전 협의’ 보도에서 지난 9월 초 지상파 4사와 언론노조가 체결한 산별협약을 두고 “노동조합에 인사권‧징계권을 부여했다”며 “친정부 성향의 노조를 통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자유한국당의 우려를 전했다.

<조선일보>가 문제를 삼은 산별협약은 지난달 지상파 4사와 언론노조가 체결한 것으로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 실현을 위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나왔다. 공정방송을 방송사 구성원의 핵심적인 노동조건으로 규정하고, ‘유명무실’했던 편성위원회 등의 공정방송기구를 의무적으로 설치‧운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방송사들은 방송법에 명시된 ‘방송편성 규약’에 따라 공정방송기구를 설치했지만 경영진의 성향에 따라 무력화되기 일쑤였다. 이번 산별 협약을 통해 노사가 공정방송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히고, 경영진이 보도 프로그램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명시한 것이다.

▲ 10일자 <조선일보> 8면 기사.

산별협약 당시에 단신으로도 안 다뤘던 <조선일보>가 한달이 지난 뒤에 관심을 가진 건 다분히 의도적이다.

<조선일보>가 논란의 소지가 큰 조항이라고 본 ‘편성 보도 제작 책임자의 임명‧평가’ 조항은 이미 다수의 방송사가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명문화한 수준이다. “사용자와 조합이 보도‧편성‧제작 책임자에 대한 임명과 평가 등에 제작 종사자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될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을 정해야 한다”는 조항은 지상파 3사와 YTN 등이 이미 시행한 편성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제의 근거를 마련한 의미가 크다.

“노조가 보도‧편성뿐 아니라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도 지나친 비약이다. 임명동의제나 중간평가는 소속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노조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공정방송기구’에서 노조가 공정방송 저해 구성원에 징계 심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의 입을 빌려 "'공정 방송 실현' 이라는 명목으로 인사·징계권에 편성·보도권까지 사실상 노조에 내줬다"고 지적했다. 노사 동수로 구성된 ‘공정방송기구’에서 징계 심의를 요구하는 경우는 노사가 합의해야 가능하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보도 제작 종사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를 일방적인 노조 발언권 확대로만 바라보고 반노동‧반노조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두고 계열사인 TV조선에 공정방송 기구 의무화 등이 확대되는 걸 경계한 <조선일보>의 노파심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선일보>가 지난 6일자 1면에 배치한 ‘방송사 시청자위에 노조 참여 의무화 경영진한테 프로그램 보고도 받는다’ 기사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조선일보>는 방송사 시청자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노사 합의 구성’ 등을 권고한 내용이 “편성‧경영 자율성 침해”라고 했다.

<조선일보>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보수 야당과 손발을 맞춰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언론노조 관계자는 “TV조선 때문에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에 반대해온 <조선일보>가 방송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에 불안함을 느낀 것 같다”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흔들기 위한 목적과 함께 KBS‧EBS 사장 선임과 관련한 불순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수선 김혜인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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