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이미나 기자] KBS 사장 공모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는 ‘적폐 청산’ 등 내부 개혁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KBS 이사회에 공식적으로 사장 공모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12일 KBS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경호 KBS본부장은 “KBS 사장 후보자 선출 권한은 이사회에 있고,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개혁 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자가 이사 다수의 동의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차기 사장 선임을 둘러싼 혼탁 양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보냈다. KBS본부는 최근 익명 어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를 시작으로 KBS 안팎에서 돌고 있는 ‘지라시’를 공개하고 최초 작성자를 추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개된 ‘지라시’는 모두 두 종류로, KBS본부가 인사권에 개입한다거나 사장 선임에 관여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청와대와 여권에 부담이 되지 않는 인사를 KBS 사장에 추천해야 한다는 등의 언급도 있다.
이를 두고 이경호 본부장은 “이러한 ‘지라시’가 곳곳에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KBS 사장 선임 국면이 혼탁해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KBS를 정권에 갖다 바치기 위해서는 정권에 우호적인 인사를 추천해야 한다’는 주장은 불쾌하고 황당하다”라고 평가했다.
KBS본부는 또 이사회에 대통령에 사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기 전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KBS본부는 이 같은 요구를 담은 공문을 KBS 이사회에 발송했다.
이경호 본부장은 “사장 후보자 선임 과정에서 이사들이 시민자문단의 의견뿐만 아니라 KBS 구성원의 의견도 듣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KBS본부만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사장 후보자 평가) 점수에 반영해 달라는 요구도 아니다. 청취 대상이나 방법은 전적으로 이사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