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고효율' 퀴즈 예능의 부활
상태바
'저비용 고효율' 퀴즈 예능의 부활
정통 퀴즈 프로그램 벗어나 토크쇼 결합 등으로 변주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8.10.16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한동안 뜸했던 퀴즈 예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KBS 1TV <도전! 골든벨>, KBS 2TV <1대 100>, EBS <장학퀴즈-학교에 가다>와 같은 전통적인 퀴즈 프로그램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변주한 퀴즈 예능이 주목받고 있다.

방송사들은 퀴즈를 내고 맞히는, 익숙한 포맷에 시청자의 참여 통로를 넓히거나 토크쇼 형식을 결합하는 등 차별화된 퀴즈 예능을 만드는 데 공들이고 있다. 그러나 관찰 예능 범람 속에서 반짝 떠오른 퀴즈 예능은 프로그램의 제작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어도 퀴즈 예능 자체만으로 화제성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MBC <무한도전>의 후속인 <뜻밖의 Q>가 퀴즈 예능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진행자 유재석, 조세호가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과 소통하는 퀴즈쇼를 선보였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간이의자에서 앉아 시민에게 즉석 퀴즈를 내고, 다섯 문제를 모두 맞힌 시민에게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100만원을 즉시 인출해준다. 초급부터 고급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퀴즈를 푸는 것뿐 아니라 입담 좋은 진행으로 시민의 일상적인 사연을 소개하며 웃음 포인트를 살리고 있다.

▲ 지난 1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더 블럭> 화면 갈무리. ⓒtvN

이밖에도 KBS 2TV <꿀잼 퀴즈방>은 시청자들이 모바일 라이브 퀴즈앱을 통해 직접 퀴즈 상금에 도전할 수 있는 실시간 참여형 퀴즈쇼를 표방하고 있다. 노래가사 퀴즈와 먹방을 결합한 tvN<놀라운 토요일>이 방영 중이다.

토크를 결합한 퀴즈 예능도 있다. 지난 추석 파일럿으로 방영됐을 당시 시청률 3%대를 기록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경우 내달 정규 편성됐다. 김용만, 김숙, 민경훈, 송은이, 정형돈 등의 출연자들이 옥탑방에 갇힌 상태에서 10개의 퀴즈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퀴즈를 맞히는 것보다 출연자들이 답을 찾기 위해 내놓는 엉뚱한 상상력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다가 재미 요소다.

MBC에브리원에서는 오는 17일부터 한국인과 외국인의 문화 퀴즈 대결을 벌이는 <대한외국인>을 선보인다. 한국 거주 3년차부터 30년차 외국인이 한국인도 잘 몰랐던 한국에 대한 지식을 맞히며 승부를 겨루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주요 볼거리다. XtvN에서는 상식 위주의 퀴즈보다 센스만 있다면 누구나 퀴즈에 도전할 수 있는 <헐퀴>를 내달부터 방영할 예정이다.

이처럼 방송사들이 퀴즈 예능의 부활에 앞 다퉈 나서는 배경에는 퀴즈 예능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포맷이기 때문이다. 일상 속 상식부터 인문학 범주까지 광범위하게 다룰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보와 재미를 제공함으로써 대중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방송사들은 기존 퀴즈 프로그램에 새로움을 가미하며 시청자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예컨대 젊은층의 유입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앱을 통해 퀴즈풀이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하거나, 실시간 댓글을 통해 시청자 의견을 받는 등 참여의 통로를 넓히는 것이다. 시청자가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직접 주인공이 되어 퀴즈를 풀 수 있다는 건 차별화된 지점이다.

그럼에도 퀴즈 예능은 포맷 자체로 화제성을 모으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리얼 버라이어티와 관찰 예능의 범람 속에서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퀴즈 예능을 선보이며 상대적으로 제작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시시각각 달라지는 시청자의 기호를 만족시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검증된 포맷은 실패를 줄일 수 있기도 하지만, 기존 포맷이 지닌 진부함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대국민 출제 퀴즈쇼’를 내건 <뜻밖의 Q>는 저조한 시청률로 존폐 위기에 처한 상황이고, 베테랑 유재석의 입담으로 퀴즈와 사연을 버무린 <유 퀴즈 온 더 블록>의 시청률도 1~2%대로 신통치 않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퀴즈 예능의 흥행을 위한 변주는 여전히 요구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