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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블레스유' 탄생 일등공신이 된 '김숙의 배 터질 뻔 했던 아찔한 사건'

▲ 올리브 <밥블레스유> 촬영 현장 사진.ⓒ올리브

[PD저널=김훈종 SBS PD(<최화정의 파워타임>연출)] 낙지에게 냉면을 비비라고 명령을 내린 그 순간, 우르릉 쾅! 쾅! 먹방의 레전드가 꿈틀대며 솟구쳐 일어났다. ‘밥 블레스 유!’ 음식이 당신에게 축복을 내릴 것이니, 먹어라! 씹어라! 삼켜라!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에서 공개된 일명 ‘김숙의 배 터질 뻔 했던 아찔한 사건’(feat. 최화정) 동영상이 이 모든 일의 발단이었다. 평소 ‘논알콜 온리 밥’으로 5차까지 가기를 즐기는 최화정 DJ(a.k.a. 먹방 여신)는 그날도 여느 날처럼 후배 김숙을 데리고 긴 여정을 떠났다. 떡볶이와 만두를 간단히 ‘순삭’하고는 입가심으로 냉면을 먹으러 가자고 권한다.

“숙이야! 가자!”

“어디를요? 언니.”

“낙지가 냉면을 비벼주는 데가 있어.”

“엥? 뭐라구요?”

“숙이야. 비빔냉면에다 산낙지를 한 마리 툭 던져줘. 그럼 낙지가 꿈틀대며 냉면을 대신 비벼준다니까. 너는 먹기만 하면 돼. 가자!”

낙지에게 비빔 하청을 준 것도 모자라, 이어지는 커피 자리에서는 이런 명언을 남기게 된다. “숙아! 커피만 마시면 현대인이 아니야. 빵과 케이크도 먹어야지.” 떡볶이, 만두, 낙지, 냉면으로 이미 불러온 배를 움켜쥔 채, 쟁반 가득 담겨온 빵과 케이크을 먹으며 김숙은 ‘이러다 정말 배가 찢어져 터질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혔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이 레전드 짤은 장안의 화제가 되었고, 송은이 PD의 기획으로 <밥블레스유>란 프로그램이 탄생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최근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찾아오는 게스트마다 먹방 여신의 3단 고음 아니, ‘3단 먹방’을 잘 봤다며 경의를 표하곤 한다. <밥블레스유>가 이렇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이유는 빙산의 수면 아래처럼 보이지 않는 세월과 역사의 무게가 프로그램에 아우라를 덧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화정, 송은이, 김숙, 이영자. 네 친구가 지난 20여 년 쌓아온 우정과 에피소드가 한 데 어우러져 무한케미를 발생시키니, 시청자들도 빠져들 수밖에. 그간 네 친구가 함께 찾아간 맛집은 얼마나 많을 것이며, 그 음식을 통해 얻은 위로와 행복은 또 얼마나 넘쳐흐를까. 그것들이 켜켜이 쌓여 프로그램을 빛나게 만들어준다.

요즘 예능의 트렌드는 방송국놈(?)들의 기획이 아닌, 연기자들 간 실제 쌓아온 케미와 능력을 바탕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신동엽의 정극 연기력을 눈여겨본 제작진의 선택이 빛을 발한 tvN<빅 포레스트>, 요식업계 노하우 9단인 백종원의 개인기로 하드캐리하는 SBS<백종원의 골목 식당>, 이상민과 서장훈의 짠내 풀풀 나는 인생사를 날 것 그대로 녹여낸 SBS<무확행> 등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다.

최화정 DJ의 ‘먹방 짤’이 이렇게 화제가 된 이유 역시, 가식이 아닌 평소 그녀의 모습이 자연스레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밥정’을 유독 챙기는 DJ다.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배정되고 인사차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 집에서 만들어온 거라며 ‘감바스 알 아히요’를 먹으라고 권하던 일은 지금도 추억으로 남아있다. 쑥스러워서 먹지를 못 하고 쭈뼛대고 있으니 바게트빵 사이에다 뜨끈한 새우를 넣어 입에다 먹여줬다. 헙! 뜨거! 그 날 스튜디오의 엔지니어, 작가, 게스트들 모두 바게트와 새우를 입에 넣은 채 행복을 씹어 삼켰다.

그야말로 한류의 중심이 된 인기 정상의 아이돌들이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찾아와서 꼭 하는 말이 있다. 코 줄줄 흘리던 신인 시절 스튜디오에서 최화정 DJ가 챙겨주던 빵이나 쿠키 한 조각이 정말 고마웠노라고. 스태프건, 게스트건, 그들이 인기가 있건, 없건 모두 중요치 않다. 함께 있으면 나누어 먹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최화정 DJ. 날이 점점 추워진다. 춥고 고단한 세상살이에 ‘밥정’이라도 나누면 조금은 더 따뜻하고 행복해 지지 않을까. 

▲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한 SBS <미스마:복수의 여신> 출연진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최화정 DJ.ⓒ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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