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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돌아왔다’ 5주년 특집 답사기

‘한라에서 백두까지' 기획 답사, 아이들도 천지를 볼 수 있을까 강봉규 KBS PDl승인2018.10.25 11: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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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맨이 돌아왔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답사를 갔다 찍은 '백두산 천지'의 모습. ⓒ강봉규 PD

[PD저널=강봉규 KBS PD(<슈퍼맨이 돌아왔다> 연출)] 2013년 9월 추석 파일럿으로 시작한 KBS<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어느덧 다섯 돌을 맞았다. 나를 포함한 시청자들에게 5년 동안 거의 한 주도 빠짐없이 주말마다 힐링을 선사한 아이들을 위해 좀 더 의미 있는 추억을 선물하고자 ‵한라에서 백두까지′를 기획하고, 4박 5일 동안 베이징, 백두산 서파, 백두산 북파, 연길 지역을 답사차 돌아봤다.

아직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말, 김포에서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다소 복잡한 입국 수속을 거치고 공항을 빠져나오니, 어느덧 점심때였고 우리는 일정대로 베이징에 있는 옥류관으로 향했다. 평소에 평양냉면을 즐겨 먹던 나에겐 베이징에 있는 옥류관도 기대가 됐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실제로 접해 본 베이징 옥류관 냉면은 뭐라 평가하기에는 서울에서 흔히 먹는 평양냉면들과는 너무 달라 당황스러웠고 오히려 ‘평양 옥류관의 냉면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만 더 커졌다.

언제쯤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어볼 수 있을까? 암튼 베이징 옥류관은 다른 여러 북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라서 섭외를 시도해 봤다. 그러나 아직 남북의 해빙의 기운이 여기까지 미치진 않은 탓인지 우리 측의 섭외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고. 아쉽지만 촬영 일정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기대했던 옥류관을 뒤로 하고 스차하이로 향했다. 우리나라의 인사동과 호수 공원을 합쳐 놓은 듯한 베이징의 핫플레이스로 뱃놀이와 인력거 투어가 유명하다. 하지만 나에게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길거리의 모든 상인들이 현금보다는 위쳇 페이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다채로운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시계를 보니 5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우리는 저녁 7시 20분 하루에 한 번만 운항하는 창바이산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우두 공항으로 서둘러 출발했다. 서우두 국내 공항의 탑승 수속은 까다로운 검문 검색으로 악명 높았으며, 실제로도 그랬다. 다행히 시간에 맞춰 탑승 수속을 마치고 창바이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저녁 비행이라 그런지, 아님 지형적 특성 때문인지 창밖에 천둥 번개가 요란을 떨었고 그 덕에 비행기는 심하게 흔들렸다.

창바이산 공항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일 천지를 볼 수 있을까하는 불안한 맘으로 버스를 타고 숙소에 와 보니 어느덧 밤 11시가 다 됐다. 오전 6시에 회사에서 출발한 지 17시간 만에 숙소에 도착했다. ‘과연 아이들이 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둘째 날 이른 아침을 먹고 서둘러 버스를 타고 백두산 북파 입구로 향했다. 다행히 날씨는 좋았다. 아름드리나무 사이로 난 일차선 도로를 2시간 쯤 달려서 백두산 북파 입구에 도착했다.

북파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가 다시 백두산 전용 버스로 갈아타고 삼십여 분을 달리니 거센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에 도착했다. 양 옆으로 병풍처럼 깎아지른 봉우리가 멋들어지게 계곡을 감싸고 있었다. 드디어 비룡폭포를 보는구나 하는 기대를 하며 계곡을 따라 얼마쯤 걸어 올라갔을까 매캐한 유황 냄새가 나기 시작하더니 노천 온천 지대가 보였다. 그 앞에선 온천물에 삶은 달걀과 옥수수를 팔고 있었다. 온천물에 삶은 달걀은 반숙으로 적당히 익어 먹기 좋았고, 옥수수는 꼭 가미한 것처럼 달짝지근했다. 옥수수를 베어 물며 온천 지대를 지나 계곡을 건너 가파른 계단을 십여 분쯤 올랐더니 멀리서 폭포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리를 따라 몇 걸음 걸었을까 나뭇가지 사이로 비룡 폭포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시사철 얼지 않는 폭포로 그 소리가 십 리 밖에서도 들린다는 설이 믿어질 만큼 웅장했다. 계곡 앞을 울타리로 막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 조금 섭섭했지만, 천지 물에 손을 담가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 섭섭함을 달래고도 남았다. 저렇게 많은 양의 물이 떨어지는데도 어떻게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는 것일까? 새삼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숙소 내 온천을 둘러보았다. 나에겐 백두산 온천은 일본의 온천보다 훨씬 생소했는데 생각보다 시설이 깨끗하고 온천욕을 즐기러 오는 관광객도 많았다. 왜 아직까지 백두산 온천의 홍보가 잘되지 않았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백두산 서파로 향했다. 숙소에서 버스로 숲길을 따라 한 시간 이동 후 서파 입구에서 다시 전용 버스로 갈아타고 삼십 분 남짓 달렸을까 차창 밖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울창했던 숲은 사라지고 관목만이 듬성듬성 보였다. 그 높이를 짐작할 만 했다. 그리고 옛 미시령 길처럼 구불구불한 도로를 십여 분 더 달리니 이젠 관목조차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버스가 멈췄고 우리 앞에는 그 유명한 1442계단이 놓여있었다. 이제 1442계단을 오르기만 하면 천지가 내려다보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알 수 없다. 저 위에서 천지가 보일런지... 일 년 중 오직 45일만 허락한다는 천지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계단을 오르는 가족들이 많이 보여 한결 안심이 됐다.

계단의 끝에 다다를 즈음 37호 경계비가 보였다. 한쪽에서 중국 다른 한쪽에는 조선이라고 적혀있는 경계비다. 그 경계비를 지나 몇 걸음을 오르자 천지가 눈앞에 떡하니 펼쳐졌다.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실제로 본 천지의 모습은 아름답다 장엄하다 신비롭다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 크기도 가늠이 되지 않을 뿐더러 실체가 있기 보다는 그림이나 사진 같아 보였다. 실제로 찍은 사진을 봐도 현실적이지 않고 그림 같았다. 천지를 보고 나니 더욱 본 촬영이 기대됐다. 우리 아이들은 천지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우리는 천지의 감동을 뒤로한 채 서둘러 연길로 향했다. 다섯 시간 동안 버스로 오는 내내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을 보며 만주 벌판이라는 그 광활함의 진의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아이들과 함께하는 촬영만이 남았다. 이번 답사처럼 본 촬영 때에도 천지를 볼 수 있을까. '한라에서 백두까지'는 오는 28일부터 3주에 걸쳐 방송된다. 


강봉규 KBS PD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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