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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행각 끝판왕'과 법치사회의 사망

상습적 폭행에도 처벌받지 않는 양진호 회장, 엄벌 요구하는 여론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l승인2018.11.01 14: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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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가 지난 30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을 확보해 공개했다.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엽기 행각의 끝판왕’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법치사회의 사망’을 보는 듯한 회장님의 상습 폭행과 구타, 심지어 전 직원을 무차별 난타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기념으로 간직했다는 사실에 우리 사회가 발칵 뒤집힌 모습이다.

구타가 난무하고 석궁과 장검이 등장하는 믿기 힘든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는 놀라움과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그런 장면에 등장하는 직원들의 묵인, 침묵 행위를 납득할 수 없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불법행위와 동료 피해자를 보고도 나서지 못하는 현실이 분통하고, 침묵한 그들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도 없다.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우선 법치사회의 실패를 의미한다. 명백한 폭행, 구타, 협박행위를 당하거나 목격하고도 법에 도움을 요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양진호가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집단으로 구타, 폭행, 강요죄에 해당되는 행위를 상습적으로 거의 10년에 걸쳐 자행해왔지만 법은 그를 처벌하지 않았다. 명백한 폭행사건에도 수사는 지연되다가 슬며시 무혐의 처분되는 식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피해자와 합의해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거나 가해자가 반성하고 있다는 식으로 불기소 혹은 집행유예 등으로 풀어준다. 이런 모습을 이미 한진그룹 재벌 가족들의 사례에서도 목격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13년 12월 아내와 외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ㄱ씨에 대해 동생과 지인 등을 동원해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4년가량이 흐른 지난해 6월 양 회장을 고소했다. 검찰은 당초 양 회장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지난 4월 서울고검으로부터 재수사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웬만하면 수사검사가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 그렇게 사건은 덮인다. 고검에서 재수사 명령을 내릴 정도면 ‘해도 너무 했다’는 소리다.

두 번째, 법을 지배하는 것은 ‘금력 (金力)’이라는 현실이다. 양 회장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법에 호소해봐야 실질적 도움을 못 받을 뿐만 아니라 그의 보복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돈이 많아 보복을 할 것이고 이 업계는 그의 손아귀에 있어 어차피 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뜻으로 무력감을 토로했다.

나의 인권, 저항권을 보호해줄 법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회장님의 큰돈이 갖는 강력한 물리력과 집요함의 위력은 일반인의 상식을 초월한다. 이런 충격적인 내용을 처음으로 보도한 박상규 <셜록> 기자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공개한 사건 말고 양 회장이 (교육계) 저명 인사 혹은 좀 높은 사회 지위가 높은 분을 자기 회사로 불러서 집단폭행을 가한 폭행 사건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이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겠다 싶어 서둘러 보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돈은 힘 있는 변호사를 살 수 있고, 변호사는 법치를 무력화시키고 돈 많은 의뢰인으로부터 두둑한 성공보수를 받아내는 루트를 알고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법보다 힘이 세고 법 정의는 종종 조롱거리로 전락하게 되는 법이다. 변호 한 번으로 백억 원을 삼키려다 ‘감방’을 간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 이야기는 한국 사법부의 한 단면일 뿐이다.

세 번째, 사회적 약자들이 호소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다. 스웨덴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공공기관, 병원, 언론사 등에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전 세계로 수출돼 우리나라도 옴부즈맨 제도를 통해 불만 처리가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갑질’과 언어폭력, 폭행, 성희롱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호소하고 의지할 곳이 과연 존재하는가. 국민권익위원회, 인권위원회, 자치단체 민원 창구가 있지만 사회적 약자가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의지할만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요즘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이 주목받고 있는 건 그만큼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한 창구가 없다는 반증이다.

마지막으로 타인의 부당한 인권 유린 행태를 목격했다면 신고라도 하자는 것이다. 다수의 침묵은 한 사람의 괴물을 키우는 토양이 된다. 스스로 인격권을 보호하는 데 주저하게 되면 동료들의 더 많은 희생과 피해를 부르게 된다. 공개되지 않은 양 회장의 또 다른 범법 행위, 그 피해자들의 무력감을 보는 것도 괴롭다. 제발 이번만큼은 법이 양 회장을 처벌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구속 단계가 아닌 최종 판결로.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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