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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이 언론계에 던진 파문

소규모 비영리매체 ‘셜록’, ‘양진호 회장 갑질’ 탐사보도로 주목...언론 역할 환기‧협업 가능성 보여줘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8.11.05 1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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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의 갑질을 처음으로 보도한 진실탐사그룹 <셜록> 홈페이지 화면.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웹하드업체 위디스크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의 갑질이 보도되자마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교촌치킨 회장 일가의 폭행 사건에 이어 양진호 회장의 갑질 행태가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에선 양 회장 관련 검색어가 연일 상단에 오르는 등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보도는 <셜록>의 대표인 박상규 기자가 2년 전 제보를 받고 취재한 특종이다. <셜록>이 양 회장의 갑질 행태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만큼 <셜록>에도 대중의 관심이 향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성 언론이 아닌 비영리 언론이 공들여 내놓은 보도라는 점에서 언론 지형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양 회장의 엽기 행각 폭로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협업한 결과물이다. <셜록>은 <뉴스타파>와 함께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몰카제국의 황제’라는 총 5개의 시리즈 영상을 공개했다. 사무실 직원 무차별 폭행, 저작권 없는 불법 음란물 유통과 이를 통한 부당이익, ‘집단 린치’를 당한 피해 교수의 증언까지 양 회장의 만행을 폭로하는 내용이다.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누적 조회 수는 약 250만회를 훌쩍 넘어섰다. 양 회장이 직원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1편의 조회 수는 무려 100만회를 넘겼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자, 양 회장은 지난 1일 회장 사퇴 의사를 밝혔고, 경찰은 양 회장의 자택 및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탐사보도를 이끈 <셜록>은 언론의 역할을 환기한다. <셜록>을 만든 박상규 기자는 지난 2014년 <오마이뉴스> 기자를 그만두고, 이듬해 박준영‧신윤경 변호사 등과 함께 스토리펀딩 ‘재심 프로젝트’ 3부작을 연재했다. 박 기자는 2017년 초에 시도한‘셜록 프로젝트’펀딩은 심층·탐사 취재로 진실에 접근하는 탐사그룹을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그 결과 후원 목표보다 웃도는 155%를 달성해 후원자수 310명, 총 4677만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셜록>은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 무기수 김신혜 사건 등을 보도했다. 익산과 삼례 사건에서 범인으로 몰렸던 이들은 재심을 거쳐 무죄가 확정됐다. <셜록>은 구성원이 3명밖에 없는 비영리 언론이다. 기존 언론사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매체임에도 탐사보도를 통해 권력 감시·비판 기능인 언론의 본령을 지켜내고 있다.

<셜록>의 파급력은 언론지형의 변화를 보여준다. <셜록>은 언론사의 시스템과 규모에 기대지 않고, 뉴스 자체의 힘만으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셜록>과 협업을 한 <뉴스타파>도 지난 2013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를 진행해 국내 굴지의 기업 대표들이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운 사실을 보도해 탐사보도의 힘을 일깨운 바 있다. 양 회장의 갑질 행태가 세간의 주목의 받으면서 지상파 방송사, 주요일간지, 그리고 온라인매체까지 양 회장과 관련된 사건 보도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언론사 간 협업의 가능성도 주목할 만하다. 특종일수록 언론사 간 배타적일 수밖에 없지만, <셜록>과 <뉴스타파>는 협업으로 성과를 일궜다. 사실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뉴스 노출 정도가 뉴스의 파급력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셜록>은 포털사이트와 뉴스제휴를 맺지 못한 상황이지만, <뉴스타파>는 지난 8월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뉴스제휴 평가를 '삼수' 끝에 통과했다. 소규모 언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협업을 통해 뉴스 수용자의 접근성과 뉴스의 파급력을 높인 것이다.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 시작됐고,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비영리 언론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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