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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회장 구속이 끝 아니다

강력 처벌 원해도 중벌 나올 가능성 낮아...'갑질문화방지법' 등 제도적 보완 필요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l승인2018.11.09 10: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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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행과 강요 혐의 등으로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지난 7일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폭행과 협박 온갖 갑질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은 어떻게 전개될까. 국회에 잠자고 있는 ‘갑질방지법’은 상정조차 못해보고 이렇게 한바탕 소동으로 끝나도 될까.

이 사건은 지난 양 회장이 구속되는 선에서 언론과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관예우 변호사들, 로펌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인맥과 로비를 최대한 활용해 양 회장을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비관적인 예측에는 근거가 있다. 우선 폭행, 구타, 협박 등 개인적 형사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하면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돼 처벌을 못한다. 한진그룹 회장 가족들로부터 폭행, 갑질을 당한 피해자들도 결국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사회적 공분과는 별개로 거액의 합의금은 피해자가 거부하기 힘든 선택지로 다가온다. 성공보수를 받기 위해 변호사는 피해자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검사들에게 어떤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지, 나아가 솜뭉치 판결을 위해 어떤 서류와 증언이 필요한지 전문적인 기술을 발휘해낸다. 법의 형평성, 법규 준수 같은 소리는 교과서에서나 존재할 뿐이다.

물론 이번 사건에는 폭행 관련 동영상, 물증 등이 다수 보관돼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넘어갈까하는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것을 토대로 피해자들이 끝까지 처벌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폭행, 협박 등 형사 처벌로는 국내에서 중벌을 받기 힘들다. 판사들은 또 양 회장이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고 있다며 ‘봐주기 판결’을 내릴 것이다.

웬만하면 검경 수사단계에서 무력화 시키는 것이 전관예우 변호사의 능력이다. 때로는 변호인 명단에 이름도 올리지 않은 전관예우 변호사가 ‘몰래 변론’으로 거액을 받아가기도 한다. 돈은 불법을 가능하게 하는 법이다.

양 회장 등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뒤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던 현직교수는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피고소인 조사부터 검찰 조사까지 제대로 수사가 안 됐다는 의구심이 많다"며 "녹음 파일이 있다고 했지만 제출하라는 말도 없었고, 심지어는 협박에 관한 혐의조차도 기소가 되지 않았다"고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정도면 수사검사가 아주 무능하거나 법정의를 밝힐 의지가 없거나 전관예우 변호사의 마수에 걸려들었거나 정상은 아니다.

결국 재판은 폭행에 가담했던 양 회장 동생이 모든 것을 뒤집어쓰고 벌금형으로 끝났다. "동생의 벌금형으로 끝날 것"이라는 양 회장의 말대로 된 이면에 전관예우 변호사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실수사 논란으로 비화되자 서울고검은 뒤늦게 ‘재수사’ 명령을 내렸다.

이와 함께 양 회장의 사건을 부장판사 출신인 최유정 변호사가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양 회장이 초호화 변호인단을 통해 법조계 로비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검찰 내외부에서도 1차 부실 수사에 대한 감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과연 감찰을 통해 자기식구가 전관예우 변호사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밝힐 수 있을까.

감찰에 나설 지도 의문이지만 나서더라도 진실을 밝혀내지 않거나 못할 공산이 크다. 검찰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검찰의 조직보호 논리가 국민적 분노, 불신에 우선하기 때문이다. 양 회장 폭행사건이 하나의 소동으로 끝나면 우리사회 만연한 폭행, ‘갑질문화’ 개선은 또 요원해질 것이다.

작은 진전이라도 이루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 가지를 해야 한다. 가장 먼저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는 직장내 갑질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갑질방지법’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을 국민은 기억할 것이다. 미비한 법을 보완하고 직장생활에서 이 법이 적용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깨어있어야 한다.

둘째, 사법부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법조인들의 신뢰를 저버리게 하는 전관예우 문화를 근절해야 한다. 법원행정처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 42%, 변호사의 70% 정도가 전관예우가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판사는 23% 정도만 전관예우를 인정한다고 한다. 이런 인식차이는 전관예우 근절을 어렵게 하고 있다. 돈이나 권력을 가진 자들이 대형로펌이나 전관예우 변호사를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변호사협회 등이 전관예우 방지규정을 강화해 전관예우 변호사들의 구속 행렬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국회에 계류 중인 공직자특별수사처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고위공직자, 법관, 검사, 국회의원 등을 전담 수사할 수 있는 법이 있어야 판검사들을 견제할 수 있다. 판검사들이 연루된 불법‧부실수사 의혹이 수사주체가 없어 유야무야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일부 무책임한 판검사, 심지어 불법을 자행하는 판검사들도 중립적인 기관으로부터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법정의를 지킬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될 것이다.

폭행 구타가 자행되는 현장에 침묵하는 불쌍한 동료들의 인식을 탓하지 말라. 함부로 나섰다가 감당할 수 없는 불이익이 뻔하고 법과 제도가 개인을 지켜줄 수 없다는 절망감은 개인을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법과 제도만이 의식을 바꿀 수 있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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