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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기자 33% “보도자료 통째로 베껴도 내 기사”

‘자체생산 기사 인식‘ 여론조사, '베껴쓰기'·기사 표절 원인은 '불충분한 취재' '과도한 기사 작성량' 박수선 기자l승인2018.11.23 15: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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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박수선 기자] 인터넷신문 기자 3명 중 1명은 보도자료를 통째로 베낀 경우도 자신이 생산한 기사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인터넷 신문의 자체 생산 기사 개념 정의와 측정 방법>(책임 연구원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은 신문법 시행령에서 인터넷 신문 발행 요건으로 내건 ’자체 생산 기사‘의 개념 문제를 주제로 했다.

신문법 시행령에 따르면 인터넷신문은 자체 생산 기사를 30% 이상 채워야 하지만, 자체 생산 기사의 개념이 모호해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포털사이트 제휴 여부를 심사하는 평가위원회에서도 자체 생산 기사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진 않고 있다.

연구팀이 지난 8월 1일부터 2주 동안 인터넷신문 기자 191명을 대상으로 ‘자체생산 기사에 대한 인식’을 물은 조사에서 인터넷신문 기자들은 자체 생산 기사의 범위를 넓게 해석했다. 

설문에 응답한 기자 가운데 32.5%는 출처를 밝히면 보도자료 전문을 그대로 베낀 기사도 자신의 이름으로 송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68.1%는 출처를 인용하면서 보도자료의 일부 문구를 수정한 기사에 자신의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했다.

‘출처를 밝히지 않고 보도자료의 일부 자구를 수정'(31.4%)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고 문장 배열을 바꾸는 경우(26.2%)도 자체 생산 기사로 볼 수 있다고 응답자들은 답했다.

▲ <인터넷 신문의 자체 생산 기사 개념 정의와 측정 방법> 연구보고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응답자 25.1%는 포털에 올라온 다른 매체의 기사를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출처만 밝히면 자신의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했다. 절반이 넘는 기자들(56.5%)는 다른 기사의 일부 자구를 수정한 기사도 출처를 인용하면 자신의 이름으로 송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스스로도 ‘베껴쓰기’ ‘표절’ 문제에 대해선 심각한 편(5점 만점에 3.9점)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베껴쓰기' 원인으로는 ‘불충분한 취재’(70.7%), ‘과도한 기사 작성량’(70.2%), ‘독자 관심 끌기에 대한 욕심’(60.7%)을 꼽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기자들이 자체 생산 기사를 관대하게 해석하는 건 매체 환경과 연관이 깊어 보인다. 신문법에 따라 등록된 인터넷신문은 2017년 말 7151개에서 최근에 8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신문의 생존 경쟁은 기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이어진다.

설문에 답한 기자들이 일주일 동안 생산하는 평균 기사량은 스트레이트(단신) 기준으로 21.9건이었다. 기획‧해설 기사는 평균 5.2건 정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4건 정도 기사를 생산하는 셈이다. 응답자 가운데 일주일에 평균 100건을 작성한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이번 연구 책임연구원을 맡은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는 “인터넷매체 기자들은 보도자료의 문구를 약간 수정하더라도 기사를 생산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언론학자들의 뉴스 정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정확성보다 신속성을 우선시하는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가 기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춘식 교수는 “베껴쓰기 관행을 바꾸기 위해선 뉴스의 요건을 갖춘 좋은 기사들이 독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뉴스 소비의 창구인 포털사이트가 뉴스 배열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외부의 평가를 받는 구조가 되면 언론사들도 뉴스의 질을 놓고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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