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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화재에 뜬금없는 색깔론

자유한국당-보수 언론, 일제히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 조명..."악의적 여론 조작" 이미나 기자l승인2018.11.26 18: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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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발생한 KT 화재 사고에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언급한 기사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 각 언론사 화면 갈무리

[PD저널=이미나 기자] 지난 주말 서울 서북부 일대에 큰 혼란을 일으킨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에 난데없는 '색깔론'이 등장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 2013년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을 KT 화재와 연결 지으면서다.

<조선일보>는 26일자 <"KT 혜화전화국 습격" 이석기 내란 선동 다시 주목> 기사에서 "2013년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 선동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국가정보원이 입수한 회합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2013년 5월 자신이 주도하는 비밀 조직 모임에서 북한의 남침 시 남한 주요 통신시설을 파괴해 북한을 돕는 방안을 모의했었다"며 "구체적으로는 서울의 'KT 혜화전화국'을 공격 대상으로 거론했다"고도 했다.

같은 날 <조선일보>는 <서울 도심 주말 통신대란, 테러였으면 어쩔 뻔했나> 사설에서도 "실제로 2013년 내란음모 사건으로 체포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등은 서울의 KT 혜화지사를 타격 대상으로 삼아 사회 혼란을 노렸다는 국정원 녹취록이 공개됐다. 지하 통신구 방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이석기 전 의원 사건을 끄집어냈다.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중앙일보>의 25일자 <'혜화전화국 습격 준비하라' 다시 주목받는 이석기 발언>도 KT아현지사 화재 사고의 관련 기사로 이석기 전 의원 발언 내용을 내보냈다. <문화일보>와 <국민일보>도 각각 <KT 통신구 화재 大혼란 '이석기 모의' 떠올리게 한다>는 사설과 <KT 통신장애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재조명> 기사를 통해 이석기 전 의원 사건을 조명했다. 

그러나 이들 기사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문화일보>의 사설은 "국가정보원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2013년 자신이 주도한 조직의 모임에서 주요 통신시설 파괴로 북한을 돕는 방안을 모의하며 KT 혜화전화국을 거론했다고 한다"며 이석기 전 의원이 혜화전화국 습격을 지시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실제 녹취록을 보면 이 의원은 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

2013년 당시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한 <한국일보>에 따르면 '혜화전화국'이 언급된 발언은 이 전 의원이 아니라 또 다른 참석자의 입에서 나왔다. <중앙일보>의 경우 기사 본문에는 "경기동부연합의 한 간부"가 해당 발언을 했다고 명시하긴 했으나, 이석기 전 의원이 혜화전화국 습격을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제목을 달아 오독의 여지를 남겼다.

심지어 이 같은 기사들은 정치권을 통해 확대·재생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6일 공동 명의의 성명을 내고 "2013년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 당시 '통신 전기 분야 물리적 타격'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도 철저한 대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공염불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날 과방위에서도 일부 의원은 "이석기 의원이 혜화전화국 공격한다고 했다", "'RO'가 혜화전화국을 공격하자고 했었던 것과 오버랩된다"며 공세를 폈다.

▲ 25일 서울 마포구 KT아현지사에서 관계자들이 전날 발생한 화재로 손상된 케이블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를 두고 '정치적 공세를 위해 화재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창현 민중당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내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수구언론과 자유한국당이 KT 아현지사 화재사건을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한 색깔공세의 수단으로 써먹고 있어 아연실색케 한다"며 "도대체 KT 아현지사 화재사건과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선동 조작사건이 어떤 연관이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신 대변인은 "많은 국민이 화재로 고통 받고 있고 하루빨리 복구하기를 바라는 순간에도 불안을 부추기고 색깔공세에 혈안이 된 이들이야말로 사회불안 세력"이라고 꼬집었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 구명위원회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로 시작해 종합편성채널 및 일부 언론, 자유한국당 등에서 연이어 이석기 전 의원을 이번 화재 사고에 소환한 것을 두고 "악마적 여론 조작"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일베에서 시작해 종편과 보수언론이 불을 지르고 한국당이 합창을 하는 일련의 작업은 적폐 정권 시절 익숙하게 보아온 공식"이라며 "각종 '가짜뉴스',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 단체를 막론하고 응당한 법적 처분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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