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 벗어나면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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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PD 3명 신간 출간, '딜리트' '중동은 왜 싸우는가' 'PD와 청소반장'

▲ 왼쪽부터 <중동은 왜 싸우는가> <딜리트>

[PD저널=장지민 기자] 익숙한 방송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심사에 천착한 전·현직 PD 세 명이 연달아 신간을 내놨다.

EBS 편집기획부장으로 오랫동안 편성 전략을 맡았던 김유열 PD는 '투머치 시대'에 '비우는 삶'에 주목했다. 김유열 PD는 최근 집필한 자기계발서 <딜리트>(썸앤파커스/1만6000원)에서 창조가 아닌 삭제로 누구나 창조자, 개척자, 혁신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유열 PD는 21세기 초입, 모든 언론이 천문학적 제작비를 들여 지구촌을 연결하는 휘황찬란한 디지털 판타지로 달려가는 사이 인류의 원형질로 파고들어 밀레니엄 특별기획 <노자와 21세기>를 연출했다. 허(虛)와 무(無)의 철학, 즉 비움과 부정의 철학에 시청자들은 호응했다.

편집기획부장을 맡으면서는 <다큐프라임>, <세계테마기행>, <한국기행>, <극한직업> 등 EBS의 정체성을 알린 프로그램 편성에 힘을 실었다.

김 PD는 책에서 피카소, 샤넬, 니체, 사카모토 료마, 등 동서고금 ‘딜리터’들의 활약을 읽은 후, 독자들의 앞에 놓인 과제나 업무에 대해 ‘딜리트 매트릭스’를 적어볼 것을 추천한다. 그는 독자에게 "초과잉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딜리트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며 "초과잉, 초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송곳처럼 모든 힘을 한곳에 집중시켜야 한다"고 권한다. 

실제 김 PD도 출판사로부터 처음 제의를 받고 집필을 마치기까지 5년이 넘게 걸렸는데, 3000매가 넘는 초고에서 3분의 2를 잘라냈다고 한다.  

<중동은 왜 싸우는가>(지식프레임/2만3000원)는 박정욱 MBC PD가 MBC 노조 파업 기간 동안 중동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을 연출한 라디오 PD인 저자는 평소에 9·11 테러 이후 국제 정치의 핵심인 중동에 대한 안내서가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러던 중 MBC가 장기 파업에 들어가자 중동 역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제주도로 입도한 예멘 국적 청년들의 수용 여부가 사회적 논란이 됐다. 무슬림에 대한 갖가지 오해와 편견으로 갈등은 더욱 커졌다. 그만큼 우리에게 중동은 낯설고 어려운 존재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세계의 ‘화약고’가 되어버린 중동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박정욱 PD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중동의 갈등과 대립, 얽히고설킨 역사와 정치를 독자의 눈높이에서 해설한다. 

<PD와 청소반장>(북랩/1만 4800원)을 쓴 저자 이명기는 MBC, 케이블방송 현대방송 등에서 20여년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PD와 청소반장>은 저자가 PD 생활을 접고 강남구 한 건물의 청소반장으로 있으면서 쓴 에세이다.  

저자는 자영업에 도전했다가 쓴맛을 보고 청소반장으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자기 나름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써 온 250여 편의 글 중 62편을 골라 책으로 엮어냈다.

물질적·정신적으로 풍요로웠던 지난 시절에는 눈여겨보지 못했던, 또한 보고 싶지 않았던 세상을 보게 된 저자가 청소원으로서 세상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글들이 담겼다.

남북 정세, 역사교과서 등의 정치 문제, 신분의 세습화와 자본주의에 대한 통찰과 더불어 메르스 사태 등 각종 사회적 사건에 자신의 달라진 관점을 새겨 넣은 글이 독자들에게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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