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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김제동’, 좌우 협공 극복할 수 있을까

‘김정은 찬양 인터뷰’ TV조선에서 퇴출된 ‘전원책 변호사’ 고정 출연 논란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l승인2018.12.08 14: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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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전경.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공영방송 KBS가 진보, 보수 양쪽으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다. 보수언론과 야당의 집중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KBS <오늘밤 김제동>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발단은 지난 4일 KBS <오늘밤 김제동>이 인터뷰한 김수근 ‘김정은 위인 맞이 환영단’ 단장의 발언이었다. 김 단장은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겸손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실력이 있다" "우리 정치인들에게 볼 수 없는 모습을 봤다" "북한의 경제 발전 등을 보고 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방송 이후 보수언론과 정치권의 비판과 반발이 이어졌다. 보수야당은 인터뷰의 배경을 청와대와 연결 지으면서 ‘프로그램 폐지’ ‘KBS 사장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에서 소위 ‘위인맞이 환영단’ 소속 인사가 김정은 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인터뷰를 내보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환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청와대의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겠나하는 생각”이라고 적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공영방송이 앞다퉈 김정은을 찬양·고무하는 것은 방송 전파를 이데올로기적으로 남발하는 행태"라고 했다.

KBS 제작진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격했다. KBS는 ‘김정은 위원장 찬양’ 주장은 심각한 사실 왜곡이라며 “방송 당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김수근 단장 발언에 비판적인 입장에서 토론을 이어갔고, 전날 김정은 방남에 반대하는 진영의 입장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방송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전원책 변호사의 출연은 “KBS를 TV조선으로 만들어버렸다”는 반응이 유발하긴 했지만, 나름 균형과 형평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제작진 논리와 의도가 소비자의 기대치와 일치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이런 민감하고도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KBS가 과욕을 부리고 있는 측면은 없는가.

방송은 어떤 주제든 다룰 수 있고, 소수의 목소리도 공론화 할 필요가 있다면 얼마든지 담을 수 있다. 다만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김정은 위인 맞이’ 퍼포먼스를 벌인 이들의 목소리를 공영방송을 통해 내보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와는 별개로 여전히 북에 대한 적개심은 보수언론과 자유한국당 내에 강고하다.

물론 패널이 비판적인 입장에서 토론했고, 전날 ‘보수의 대변자’ 전원책 변호사의 주장도 내보냈기 때문에 완성도를 갖췄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시청자들은 미디어를 그렇게 소비하지 않는다. 제작진의 의도가 무엇이든 민감한 주장을 뉴스 가치로 승격시켰을 때는 이 정도 논란은 예상된 것이다.

KBS는 특히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에 유념해야 한다. KBS의 역사는 부끄럽게도 정치권력의 변화와 함께 춤을 췄다. 낙하산 사장들의 정치적 편향성이 고스란히 반영돼 파업과 내부 반발이 반복했던 과거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환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청와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여부를 떠나 그렇게 오해하게 할 만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또 전원책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이 ‘십고초려로 모신’ 정치적 인물인데다 TV조선 앵커로 활동하다 사실상 방송부적격으로 퇴출된 보수인사다. 공영방송에서 무엇이 아쉬워 다시 그를 품은 것인가. 공영방송은 어느 쪽이든 극단적 주장을 펴는 사람에게 마이크를 주는 데 신중하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사회의 화합보다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인사들을 방송에 끌어들이고 뒤늦은 항변을 내놓는 식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와 발전은 언론자유도 향상이었다. 2018년 ‘국경없는기자회’에서 발표한 언론자유지수는 43위로 크게 올랐다. 2016년 70위로 한국 언론 상황에 대해 해외에서 우려를 표할 정도였지만 당시 공영방송 KBS는 어땠나. KBS 앵커, 국장 출신들이 국회로, 청와대로 줄지어 가던 치욕의 역사를 차단하기 위해서도 정치적 사안은 더욱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정치권이나 미디어 소비자 모두에게 찬사를 받기는 어렵다. 더구나 시사프로그램은 앞으로도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양쪽에서 비판을 받게 되면 제작진도 버티기 힘들어진다. 제작진의 의도는 오직 제작물로 평가받을 뿐이다. ‘김정은 찬양 인터뷰’ 논란을 일으킨 <오늘밤 김제동>을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다룰지도 지켜볼 일이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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