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 욕망으로 쌓아올린 모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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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갈등 축으로 ‘대한민국 상위 0.1% 사교육 전쟁' 풍자

▲ JTBC 금토드라마 . ⓒJTBC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의 상승세가 무섭다. 첫 방송 시청률 1.7%에서 시작해 지난 15일 방송된 8회는 수도권 10.5%, 전국 9.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서진(염정아 분)의 남편 강준상(정준호 분)의 숨은 딸이 밝혀지는 충격적인 엔딩을 선보이며 거침없는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SKY 캐슬>이 입소문을 타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 드라마에서도 자주 다뤄졌던 ‘입시’와 ‘사교육’ 문제가 <SKY 캐슬>에서는 어떻게 다르게 그려지고 있나.

<SKY 캐슬>은 명문 사립대 교수와 의사들이 모여 사는 고급단지 ‘스카이캐슬’이 배경이다. 상류층 부모들은 자신의 아들·딸을 피라미드의 꼭대기까지 올리기 위해,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스카이캐슬 부모들은 입시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호화스러운 집에 방음되는 공부방을 만들어 문제를 푸는 시간을 초 단위로 관리하고, 입시 코디네이터를 모셔오기 위해 골드바를 갖다 바치기도 한다.

은행에서는 VVIP 고객을 대상으로 입시 코디를 중개해준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까지 나온다. <SKY 캐슬>은 ‘상위 0.1%의 은밀한 사교육’을 주제로 ‘입시공화국’이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 한국사회를 빗댄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은 입시전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드라마는 인물들의 복합적이고, 다양한 갈등을 축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극을 이끄는 한서진과 딸 예나와의 관계뿐 아니라 부모와 입시 코디네이터 간의 기 싸움, 신분 세탁한 한서진과 서진의 실체를 알고 있는 고교동창 이수임(이태란 분)의 관계, 자식 교육관으로 충돌하는 부부, 처지와 이해에 따라 욕망이 엇갈리는 ‘스카이캐슬’ 부모들의 이야기가 얽히고설킨다. 

여기에 입시 전쟁을 치르는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웃 이명주(김정난 분)가 아들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까지 여러 각도로 사교육의 속살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드라마에서 사교육에 매몰된 부모와 자식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면, <SKY 캐슬>에서는 크고 작은 갈등을 구심점 삼아 극을 고조시키며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를 끌어 들이고 있다.

여러 갈래 갈등의 주인공은 한서진이다. 극이 전개될수록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서진은 극 초반 입시 경쟁으로 자식과 갈등을 빚기보다 오히려 죽이 척척 잘 맞는다.

하지만 첫째 딸 예서는 서울대 의대에 가기 위해 순한 양이 됐다가도 “코디를 붙여달라”라며 안하무인의 모습으로 서진을 몰아세운다. 둘째 딸 예빈은 편의점에서 태연하게 과자를 훔친다. 서진은 이 사실을 알고도 “스트레스 푸는 것”이라며 뒤탈이 생기지 않도록 점주에게 CCTV 영상을 지워달라 요구한다. 그는 예서의 도 넘는 행동을 성적으로 낙관하고, 예빈의 탈선을 몰래 덮으며 합리화하지만 둘 다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또 롤모델인 이웃 명주가 아들을 서울대 합격시키고 자살한 사건을 두고 혹여 예서가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결국 코디를 모시기 위해 무릎까지 꿇는다. 그리고 행여 다른 부모들에게 자신의 신분 세탁이 탄로 날까 두렵지만, ‘스카이캐슬’만큼은 포기하지 못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서진을 비롯해 ‘스카이캐슬’ 부모들의 목표는 단 하나다. 자식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는 것. 목표가 뚜렷한 만큼 인물들은 욕망에 따라 더욱 가열차게 움직인다.

하지만 드라마 <SKY 캐슬>의 목표는 ‘스카이캐슬’이 진퇴양난에 빠지는 것이다. 사교육을 통한 부와 권력의 대물림 말고도 비극 또한 대물림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부모들의 집착과 욕망은 견고한 성 ‘스카이 캐슬’을 지켜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들만의 성을 어떻게 허물어뜨릴 지가 후반부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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