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노사, 드라마 환경 개선 논의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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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언론노조 드라마 특별협의체 구성 지연... SBS "드라마 분사로 당장 참여 어려워"

[PD저널=김혜인 기자] 지상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지난 11월 구성하기로 했던 ‘드라마제작 환경개선 특별협의체’(이하 드라마협의체)가 SBS 드라마본부 분사 논의로 미뤄지고 있다. 드라마협의체 구성이 미뤄지는 동안 SBS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스태프들로부터 고발당했고 MBC는 '턴키계약'을 강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상파와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9월 산별협약을 체결하면서 ‘드라마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드라마협의체에서는 '주 52시간' 정착을 위한 제작환경 협의 의무화, 방송시간‧편성 및 제작 시스템 개선, ‘현장 가이드라인’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드라마본부 분사를 추진 중인 SBS가 드라마협의체에 참여할 책임자가 변경될 수 있다며 참여를 보류했다. 지난 11월 13일 언론노조가 드라마협의체 참여 명단을 요구한 뒤 KBS와 MBC는 곧바로 명단을 회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SBS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협의체는 구성도 못 한 상태”라며 “분사 여부에 따라 책임 주체가 바뀔 수 있다는 건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SBS 관계자는 “내년 초에 이뤄질 드라마본부 분사 때문에 조직체계도 바뀌고 담당자가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참석자 명단을 통보할 수 없었다”며 “본부 분사 윤곽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 20일 상암동 MBC앞에서 열린 ‘MBC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노동조합 요구’ 기자회견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드라마협의체 구성이 지지부진한 사이 제작 현장에선 고질적인 불공정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비정규직‧외주제작사 스태프가 속해있는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SBS <황후의 품격> 제작사와 제작진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방송스태프지부가 공개한 촬영일지에 따르면 <황후의 품격>은 하루에 20시간이 넘는 장시간 촬영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20일 스태프지부는 MBC가 대표적인 불공정 관행으로 꼽히는 ‘턴키계약’을 드라마 스태프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MBC는 '드라마협의체를 통해 제작 환경 개선 논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스태프지부 측에 알렸다. 

최정기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진전을 보인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움직임이 다시 후퇴하고 있다"며 "턴키계약은 방송사가 제작사 쪽에 스태프와 근로계약 체결을 유도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지상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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