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MBC가 인력 감축을 위해 시행한 명예퇴직으로 54명이 이달 말 MBC를 떠난다.
MBC가 보직자를 제외하고 사실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아 이번 퇴직자 가운데 10년차 이하 직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까지 1차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MBC는 21일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예퇴직자를 확정했다. MBC는 이날 오후 곧장 31일자로 명예퇴직자 54명에 대해 면직 인사를 냈다.
MBC는 내년에 신청하는 명예퇴직자보다 이번 1차 신청자에게 명예퇴직금을 더 주는 방식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독려했다. 앞서 MBC는 내부 규정에 따라 산출된 명예퇴직 금액의 100%를 1차 명예 퇴직자에게 지급하고, 2차 명예 퇴직자에겐 90%, 3차 명예 퇴직자에겐 80%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지난달 열린 창사기념사에서 "올해 영업 적자만 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조직은 불필요하게 확대됐고, 인력은 방만하게 운용되어 왔다. 지속적으로 몸집을 줄이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경기 불황으로 신청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실제 명예퇴직자 규모는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반응이 많다.
21일 명예퇴직자 명단이 공개된 뒤 MBC 내부는 침울한 분위기다. 아직 정년이 한참 남은 10년차 이하 사원, 20년차 이하 차장급의 신청이 많아 동요가 커 보인다.
MBC 한 관계자는 “MBC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인력 감축 등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동료, 선후배가 명예퇴직한다고 하니, 아무래도 내부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번 명예퇴직자 중에는 2012년 노조 파업 기간에 채용된 직원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2012년 파업 기간에 들어온 직원들을 파업대체인력으로 규정하고 내부적으로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MBC는 내년 2월과 4월에 2, 3차 명예퇴직을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