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지상파·SKT, 넷플릭스 막고 글로벌 진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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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옥수수' 합병해 통합 OTT 설립하기로...국내 최대 규모로 상장 추진 계획도

▲ 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3사-SKT 동영상 플랫폼 공통사업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T 사장, 박정훈 SBS 사장(왼쪽부터)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손잡고 국내 최대 OTT 설립에 나선다.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넷플릭스에 방어전선을 구축하는 동시에 해외 진출의 교두보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3일 지상파 3사와 SKT는 OTT 통합법인인 '코리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연합군'(가칭)을 만드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푹과 옥수수의 가입자를 더하면 130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OTT 서비스의 탄생이다. 

마케팅력을 갖춘 SKT와 한류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방송사의 강점이 지상파와 통신사간의 이례적인 공동사업을 성사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우선 덩치를 키우는 게 필요하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SKT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아시아 시장 공략이 가시화된 가운데,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양 쪽 모두 있었다"며 "(협의 과정에서) 국내 최대 OTT가 된다는 것보다도 더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글로벌 시장 진출이었다"고 말했다.

3일 MOU 체결식에 참여한 최승호 MBC 사장은 "옥수수와 푹의 결합은 한국 콘텐츠 역사에서 새로운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디지털 역량이 강하고 투자 여력을 갖춘 SKT와 국내 콘텐츠 최강자인 지상파 3사가 결합한다면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연합 OTT 설립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의 수익 구조로는 <미스터 션샤인>이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등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드라마 제작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합OTT를 통해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면 고품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통합 OTT 설립은 옥수수의 분사 이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SKT는 초반에 통합법인 지분의 30%를 갖되, 향후 가입자 수 확대에 따라 추가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한 관계자는 "양쪽 모두 6개월 안으로 빨리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지만, 몇 가지 절차가 있어 확실히 (시점을) 예측할 순 없다"고 말했다.

지상파 3사-SKT가 연합전선을 형성하면서 다른 방송사와 통신사도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동사업에 불참하면서 각자도생에 나선 JTBC는 각 플랫폼 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하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자체 OTT 서비스인 '티빙'을 가진 CJ ENM의 경우 지상파 3사-SKT 간 연합에 맞서 덩치 키우기에 나서거나, 전격적으로 콘텐츠 제휴를 맺는 방향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MBC 한 관계자는 "JTBC나 CJ ENM 콘텐츠 수급 문제는 통합 작업과 함께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콘텐츠 수급을 놓고 경쟁사인 LG유플러스와 KT가 견제에 나서지 않겠냐"며 "통신 3사 간 콘텐츠 확보를 위한 합종연횡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상파와 SKT는 장기적으로 유통과 제작 시스템을 갖춰 통합 OTT를 상장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통합OTT가 자리를 잡아 상장까지 하면 지상파 입장에선 지분과 콘텐츠 판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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