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여배우가 들려주는 '나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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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팟캐스트 ‘말하는 몸-내가 쓰는 헝거’, 여성 출연자들의 자전적 고백에 귀 기울이다

[PD저널=김혜인 기자] 위안부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부터 배우 최희서, 뷰티 유튜버 배리나까지, 담담하게 자신의 '몸'에 대해 털어놓는다. 선뜻 남에게 꺼내보이기 쉽지 않는 상처도 들려준다.

지난달 처음으로 공개한 CBS 팟캐스트 <말하는 몸- 내가 쓰는 헝거>는 각계각층의 여성들이 자신의 몸, 그리고 여성으로 사는 삶에 대해 고백하는 휴먼 오디오 다큐멘터리다.

작가 록산 게이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화제가 된 책 <헝거>를 함께 읽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정해진 분량은 없다. 적게는 8분에서 22분까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백하게 전해준다.  

박선영 CBS<김현정의 뉴스쇼>PD와 유지영 <오마이뉴스>기자는 <헝거>에 공감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말하는 몸>을 착안했다. <헝거>의 작가 록산 게이는 어린 시절 성폭력을 경험한 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몸집을 190cm, 261kg까지 불렸다. <헝거>는 록산 게이가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며 느낀 자기혐오를 88개로 나눠 기록한 것이다.

3화 출연자 배우 최희서는 “내 몸이 견뎌온 이상의 사람이 되겠다고 말이다. 이 다짐이란 녀석은 나를 멀게 데리고 오지 못한다”는 <헝거>의 구절을 꼽으며 “내 마음을 읽은 듯한 느낌이었다”며 자신의 다이어트 경험담을 털어놨다.

배복주 '장애여성 공감’ 활동가는 “내 몸은 우리다. 스스로가 만든 감옥이다. 지금도 어떻게든 여기서 탈출할 방법을 찾고 있다. 20년 동안이나 나가기 위해 나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구절을 선택했다.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 <헝거> 번역가 노지양, ‘탈코르셋’을 선언한 유튜버 배리나,  베스트셀러 <죽고 싶어도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백세희 작가, 장애여성 배복주 씨 등이 마이크 앞에 섰다.

▲ (시계방향으로)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의 몸, 유튜버 배리나, 재독 작가 하리타, <죽고 싶어도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백세희 작가 ⓒ박선영PD

특히 엄마에게 성폭력 경험을 털어놓은 뒤 상처를 받았다고 말한 작가 하리타는 “엄마는 남자가 많은 시골에서 그런 일이 없었겠냐고 하셨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 말이 너무나 마음에 걸려요. 엄마가 겪은 일은 뭐였을까. 엄마는 겁먹고 있구나"라며 자신의 상처를 주변인으로 확장해 나간다.

출연자가 여성이라고 해서 페미니즘적인 주제만 다루지 않는다. 출연자들이 고백하는 주제는 다양하다. 유튜버 배리나는 ‘탈코르셋’ 영상 업로드 이후 주변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꺼냈고, 백세희 작가는 자신이 앓고 있는 기분부전장애에 대해, 배복주 장애 여성 활동가는 장애 여성의 연애에 대해 이야기한다.

박선영 PD는 "미투운동 이후에도 우리 주변의 삶은 달라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여성들의 삶을 포용하고 싶었다"며 “누구나 자기의 이야기가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폭넓게 출연자를 섭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PD는 “가까이 보면 할머니가 여성으로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지 못하고 사라지는 게 아쉬웠다”며 “88명의 사람이 이 시대에 어떤 고민을 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송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자정에 팟빵, CBS 홈페이지, 레인보우 앱에 업로드된다. 출연을 원하는 시청자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myhunger_kor', 이메일 young@cbs.co.kr로 문의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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